인터넷 대란’의 피해보상 문제를 둘러싸고 이번 사태의 일차적 책임자인 정보통신부와 인터넷서비스업체(ISP)가 ‘발빼기’에 나서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무선 인터넷 마비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인터넷 쇼핑몰, PC방 등이 해당업체와 정부기관을 상대로 피해배상 요구와 함께 법적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통부와 ISP들은 책임회피에 급급한 모습이다.
인터넷 대란으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인터넷쇼핑몰을 비롯해 인터넷포털, 온라인게임업체, PC방 등의 피해규모는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전국 PC방 연합회인 ‘한국인터넷 PC문화협회’는 이번 사태로 총 225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주요 ISP를 대상으로 피해보상을 요구할 방침이다. 협회는 PC방 통신요금 감면이나 조정을 요구할 계획이지만 원활한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법적대응도 검토중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 네티즌들의 44%는 정통부의 과실이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네티즌 2만8680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설문조사 결과 43.5%가 “보안 정책수립과 위기대처에 미흡했던 정통부의 책임이 크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정통부와 ISP는 피해보상은 커녕 이에 대한 책임조차도 회피하고 있어 피해업체들의 원성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7일 김창곤 정통부 정보화기획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지난 25일 발생한 웜바이러스로 인해 국내 주요 온라인 쇼핑몰이 7시간 가량 다운되면서 피해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 사태는 피해자와 가해자를 구분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에따른 피해는 손해배상 청구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PC방 협회의 피해보상 요구에 대해 KT 등 ISP들은 “피해보상에 앞서 책임소재를 명확히 가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KT측은 “이번 사태가 KT만의 문제가 아니라 ISP들 전반적인 문제”라며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발생한 불가항력의 문제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손해배상을 고려하지 않고있다”고 밝혔다.
결국 정통부와 ISP들은 이번 사태가 웜바이러스에 따른 트랙픽 급증이 원인이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통부와 ISP들이 책임을 미루자 이들의 눈치를 볼수밖에 없는 인터넷 업체들로서는 피해보상 책임을 제대로 묻지도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터넷업체 관계자들은 “정통부와 ISP들이 사전에 예방 조치만 확실히 했어도 이번 사태를 충분히 막을수 있었다”면서 “특히 이번 사태에 대한 피해보상을 책임져야 할 정통부의 미온적 태도는 정권말기 안일행정의 표본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