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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여는 세상

 


월 24일.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한국은 인터넷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탄생한 온라인 언론이 정치동력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곧 미국 등에 웹 민주주의에 대해 한 수 가르쳐 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날자에서 “네티즌들은 지난해 12월 대통령선거에서 ‘최후의 승자 노무현’에게 투표하라고 촉구했으며 선거는 노후보의 승리로 끝났다”고 밝혔다.

또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해 한 네티즌이 올린 촛불시위 촉구 글은 1주일 만에 한국에서 사상 최대의 반미 시위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이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윤영관 통일외교분과위원회 간사의 말을 인용해 “인터넷 기술의 발전은 외부 세계에서 아직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한국의 정치적 동력을 완전히 변화시켰다”고 강조했다.

#사상 초유 ‘인터넷 대란’

1월 25일. 국내에서 사상 초유의 인터넷 대란이 발생했다. 이날 오후 2시쯤부터 웜 바이러스의 급속한 전파로 인해 유무선 인터넷 접속이 전국적으로 한꺼번에 마비돼 전자상거래를 하는 업체와 대다수 국민이 큰 피해와 불편을 겪었다.

이번 사고는 우리나라를 순식간에 통신 암흑 천지로 내몰면서 25일 밤 11시까지 무려 9시간 동안 계속됐으며,닷새째인 30일 오후 현재까지도 부분적인 장애가 이어지는 등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인터넷 대란의 원인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2000과 NT 지원 프로그램 SQL서버를 공격 대상으로 삼는 슬래머란 웜바이러스로 밝혀졌다.

아직 감염 경로,제작자,발원지 등이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경찰청 사이버테러 대응센터는 KT 등 국내 인터넷업체의 서버에 국내외에서 접속한 흔적을 확인,누군가 고의로 유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인터넷은 양날의 칼

우리나라는 거의 비슷한 시기에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극단적 평가를 동시에 받았다.

선진국들이 배워야 할 웹 민주주의 선두주자이자 ‘통신강국’이라는 평가가 있었는가 하면 성수대교의 붕괴참사를 빗댄 ‘IT 성수대교 국가’란 혹평도 있었다.

국제 사회에서 ‘IT 강대국’으로 자타가 공인하던 우리나라가 아니었던가. 무엇이 문제였을까.

흔히 약은 ‘양날의 칼’과 같다고 말한다. 올바로 쓰면 병균을 퇴치하는 무기가 되고,오?남용하게 되면 오히려 몸을 해치는 독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인터넷이 지배하는 세상도 이와 다르지 않다.

우리는 지금 인터넷이 순기능과 역기능을 동시에 발휘하며 급속하게 세상을 역동적으로 바꿔 나가는 정보화 시대의 급류에 휘말려 살고 있다.

#인터넷 세상 건전화 절실

‘아이들이 자질구레한 그릇 따위를 가지고 살림살이 흉내를 내며 노는 짓’. 소꿉장난의 사전적 뜻풀이다. 동심에 젖은 이 소꿉장난이 네티즌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다. 이른바 ‘사이버 팸’ 만들기다. ‘사이버 팸’은 인터넷과 같은 사이버(cyber) 공간을 통해 이뤄진 패밀리(family)를 합친 신조어다.

이들은 비슷한 또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각각 아빠,엄마,삼촌,이모 등의 역할을 맡아 서로 대화하고 이상적인 ‘가족애’를 즐기는 한편,때로는 오프라인 공간에서 같은 형식으로 만나기도 한다. 특정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동호회’ 형식의 가족(?) 관계를 형성,세 확산에 나서기도 한다. 이른바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의 모임’(노사모)도 그 중 하나다.

사이버 팸 ‘노사모’의 대통령 만들기 캠페인은 우리의 정치문화를 새롭게 변화시키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사상 초유의 인터넷 대란 사건은 그것이 자칫 잘못 사용됐을 때 일상생활의 대혼란으로 이어져 공황 상태를 유발할 수도 있음을 일깨워준다.

인터넷 세상이 좀더 밝고 건강해지기 위해선 당장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생각케 하는 대목이다. 바야흐로 인터넷 세상은 우리가 더불어 함께 행복하게 사는 데 필요한 새로운 행동윤리를 요구하고 있다.



2003-02-08 11:5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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