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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하늘...

 

하얘선 안 될 하늘이 하얗게만 보인다.

하얀 달

은은하게 세상을 비추어야 할 달이 한없이 창백하게만 느껴진다.

까만 하늘

보석을 잃어버린 하늘이 까맣게 물들어간다.. 어둠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나는 내가 아니다.

나는 살아있으나 살아가고 있지 않다.

여기엔 내가 있지만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1. 나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걸어간다.
숨가쁜 하루. 진정한 휴식은 존재치 않는다. 심호흡할 시간조차 부족하다.
세상은 변화하는 듯 항상 그 자리에.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 가는 세상이라지만 나의 하루 일과는 언제나와 같다.

아침 햇살이 눈부신듯 창백하다.
늦여름.
나를 감싸안는 바람조차 뜨겁다. 눈이 부시다. 땅만 보고 걷는다.
부딪힌다. 투덜거리며 간다.
휘청이며 다시 걷는다. 이번엔 앞을 보며 걷는다.
어지럽다. 세상이 빙빙 돈다. 세상이 춤을 춘다.
눈을 감아 본다.
눈꺼풀 너머로 뜨거운 태양이 느껴진다.
이마를 타고 땀이 흘러내린다.
울어댄다. 매미가 미친듯이 울어댄다.
매미.
긴 세월을 이겨낸 위대한 영웅.
그러나 그 끝은 언제나와 같다.
그에게 길고 긴 여름은 짧은 인생의 전부이다.
이제 곧 가을이다.

버스 안.
그 작은 공간이 사람들로 가득 찼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얘기를 나누진 않는다.
고요.
등을 맞대고 있어도 마음을 맞댄건 아니다.
각자 자신만의 세계로 빠져든다.
여러 세계를 싣고 버스는 달린다.

학교...교문을 지난다.
많은 아이들이 있는 곳.
하지만 많지만은 않다.
우리는 쌍둥이들.
얼굴은 다르다. 성격도 다르다.
그러나
똑같은 복장
비슷한 헤어 스타일
비슷한 행동
우리는 쌍둥이들이다.

웃는다.
가식적인 웃음.
친절하다.
인위적인 친절.

웃고 떠드는 아이들.
그러나 진정한 자신은 내보이지 않는다.
만들어진 나.

이젠 나 조차 내 자신을 찾지 못한다..

떠들어댄다.
듣는다. 듣는척 들린다.
귀에 맴돈다.
수학 공식
영어 단어
국어 낱말
귀에서 맴돈다.
매미...
매미의 인생을 담은 울음보다도
소리없이...내 귀를 맴돈다.

문을 닫는다.
밀폐된 공간.
문명의 이기...에어콘을 튼다.
답답하다.
한줌의 바람이 그립다.
그 무색 투명한 순수함이 그립다.

끝났다.
가방을 메고 학교라는 이름의 인형 제조 공장을 떠난다.
우리는 인형.
말 잘 듣게 프로그램 되어 있는
학생이란 이름의 인형이다.
웃는 얼굴의 가면을 쓰고
가식적인 인사를 나누고
그곳을 나온다.
인형에 영혼이 들어간다.
나는 이제 인간이다.
사람이다..

자유라는 이름으로 우리를 억압한다.
평등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를 차별한다.
이름뿐인 자유.
말뿐인 평등.
진정한 평등이 불가능 하다면
진정한 자유도 없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며
모두가 인정하지 않는 사실이다.

바람이 분다.
바람.
내가 바람처럼 형태가 없다면
내가 바람처럼 마음이 없다면
내가 바람처럼 감정이 없다면
나는 바람처럼 자유로울 지도 모르겠다.

자유를 갈망하는가.
왜 자유를 갈망하는가.
왜 바람을 동경하는가.

그것은 바램
그것은 동경
이루어질 수 없는 것에 대한 바램이며
될 수 없는 것에 대한 동경이다.

이제 나는 자유를 포기한다.
다만..동경할 뿐이다.

목이 마르다.
갈증이 난다.
하지만 마시고 싶은 것은 없다.
그것은 이곳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없다.

음악을 듣는다.
음악이 들린다.
제목 따윈 알 필요 없다.
음악은 음악일 뿐이다.

학교 숙제가 생각이 난다.
40곡.
40곡의 제목과 음과 작곡자의 이름을 알아야한다.
스트레스.
음악은 심신의 긴장을 풀어주어야한다.
음악이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순 없다.
하지만 지금
그 음악이 내 머리를 뒤흔든다.
음악을 들으며 휴식을 취해야 한다면
나에게 진정한 휴식이란 없다.

오디오를 끈다.
순식간의 고요.
조금은 외로운지도 모르겠다.

컴퓨터.
통신.
얼굴을 맞대었을 때보다 훨씬 솔직한 나 자신을 비출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통신에도 예의는 있다.
예의.
허울 좋은 이름을 가진 가식 덩어리가 나를 감싼다.
나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가면.
예의란 이름을 가진 가면으로 가리워진다.
이제 벗어버리고 싶다.
하지만 벗겨지지 않는다.
내가 살고 있는 세상.
가면을 벗고는 살아갈 수 없다.
가면을 벗을 수 없는 것은...
어쩌면 본능이다.
이제 진짜 나는 가리워지고
숨겨지고
보이지 않게 되고
이윽고 찾아 볼 수 없게 된다.

사라진걸까..


꿈을 꾼다.
죽은 듯이 꿈을 꾼다.
꿈 속엔 내가 있다.
사라졌던 내가 꿈 속에 살아있다.
달린다.
바람이 되어 달린다.
꿈 속에서 나는 바람이다.
이제 눈을 뜬다.


어떤 것이 현실이고 어떤 것이 꿈인지
아무도 모르는 것을
가끔씩 너무도 심각하게 고민한다.
현실이
꿈이길 바라며.


인간은 끝없이 뭔가를 바란다.
욕심
끝없는 욕심
그렇기에 인간은 영원히 행복할 수 없다.
판도라의 상자안에 갇혀있는 마음.
만족 - 누군가 다시 그 상자를 열어야만 한다.


진정한 사랑을 바란다.
적당히 정들고
그런게 아닌
진정한 사랑을 바란다.

사람들이 웃는다.
그런건 없다고
만화책에나 나오는
영화에나 나오는
그런 사랑따윈 없다고

하지만 나 또한 그 사람들을 비웃어 준다.

하늘을 나는
바다를 가르는
우주를 떠다니는
못하는 일이 없는 인간들이

도구를 만들고
무기를 만들고
기계를 만드는
못 만드는 것이 없는 인간들이

진정한 사랑은 못한다고
진정한 사랑은 없다고
그런 농담같지 않은 진담을
진지하게 말한다.

우습지
우습다

세상에 눈 씻고 찾아봐도
진정한 사랑은 없다.
그것은
바로 내 안에 있으니까.

없다면?
만들면 되지
못한다면?
하게 하면 되지

인간들은 그저
피식 비웃으며
처음부터 포기하고
속으로는 갈망한다.

진정한 사랑은
나 자신이 하는 것을...



길을 걷다 문득
쇼윈도에 비친 내 얼굴을 본다.
무표정
딱딱한 표정에 그만
질겁을하며 고개를 돌려버린다.

언제부터
이런 표정으로 거리를 걸었을까

주위를 둘러보니
하나같이 무표정 일색이다.

몇십번을 다녔던 거리가
갑자기 낯설게만 느껴진다.

익숙하게만 느껴지던 세상이
갑자기 낯선 얼굴로 다가선다.

마치 이 세상에
나 하나만이 뚝 떨어져있는듯

다소 외롭고
다소 씁쓸하게
웃으며 다시 걷는다.

고개를 들어 앞을 본다.

내 옆을 지나가는 모든 것이 사라지고
내 주위에 있던 모든 것이 사라지고

오로지 길만이
내 앞에 한없이...
그렇게 끝없이 이어져있다.

걸어도 걸어도 끝나지 않을 듯이
길은 끝없이 이어져있고

길이 끝나도 걸음을 멈추지 않을 듯이
나는 계속 걷고있다.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가야하는지
아무것도 모르지만

내 앞엔 길이있고
나는 걷고있다.

나는 걷고 있다...




인생은 끝없는 흐름의 연속

저 먼 옛날부터
저 먼 미래까지
계속 흘러나는 강의 흐름이
인생인지

그 중간에
작은 바위에 부딪쳐
조금은 흐름이
비뚤어진
그러나 결국 목적지는 같은
그 작은 물줄기가
인생인지

알수는 없지만

내 의지완 상관없이
계속해서 흘러가야 한다면

그래, 그렇게
흘러가야 한다면

이왕이면
조금
여유있게
천천히
흘러가고 싶다.

내 앞에 놓인 이 돌이
나의 흐름을 방해한다면

그렇다면
그 돌을 돌아가야 하겠지만
때로는
그 돌에 부딪혀
하얀 포말로
그렇게
순수하게
사라지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강물은 흘러흘러
흙과 뒤섞여
흙탕물이 되고

세상의 온갖 더러움을
모두 다 흐름에 받아들여
모든 더러움을 다 간직한채
언젠가 올 끝을 향해
어딘가 있을 끝을 향해

조용히
때론 격렬하게
흘러간다.

그 안엔
수많은 물방울들과
셀 수 없는 물줄기들이
한데 뒤섞여

조금은 코믹한
조금은 슬픈
역사를 창조하고
인생을 만들어가며

커다란 강은
그렇게
커다란 한숨과
조그만 웃음과
짜디짠 눈물과
싱거운 미소를
실어나르며
그렇게
그렇게
흘러간다.



그 안에
조그만
아주
가는
물줄기가
나의 인생이

이 커다란
강에 물들어
더러워 졌는지

아니면
처음의 순수함을 간직하고
깨끗한 채로
흘러가는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언젠가 그것을 알게되면
난
웃을까
아님
울을까


강을 더럽게 물들이는 자들은
자신 또한 강의 일부이고
자신 또한 더럽게 물든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고 하는지

한가지 다행인 것은
이 강물이
한군데 고여들지 않고
계속해서
흘러갈 것이란 것.

한가지 걱정인 것은
이 강물을
정화시킬 만한
그 무엇인가가
없다는 것.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이 강물을
정화시킬 만한
힘이
내게 없다는 것.

한가지 안심인 것은
이 강물을
정화시킬려고
고민하는
정의의 용사가
아니란 것.

한가지 슬픈 것은
그런
정의의 용사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것...



세상이
한없이 크게만 느껴지고

나는
한없이 작게만 느껴질땐

대체
어떻게해야
초라해지지 않을 수 있는건지.

이렇게
고개를 높이 들어
하늘을
바라보면

하늘은 저리도
높고
넓게만 느껴지는데

나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작게만 느껴지는 것은

상대가
하늘이기 때문?

인간은
두 다리로
대지를 내딛는 순간
대지를 정복하고

인간은
비행기를
하늘에 날린 순간
하늘을 정복하고

인간은
배를
바다에 띄운 순간
바다를 정복했지만

인간이 대지를 아무리 돌아다녀도
대지는 여전히 광활하고

하늘에 비행기가 수천대가 날아다녀도
하늘은 여전히 높고

바다에 배가 수만대가 떠다닌다해도
바다는 여전히 넓은데

인간은
정복한게 아니라

자연의
자비와
너그러움에
정복 당했음을

언제야
깨달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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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죠? 지겹죠? 이거 다 읽었다면 당신을 인내심의 왕이라 불러드리죠~ *^^*




2001-08-13 21:2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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