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일반 사용자 분들을 위해서 하나로통신이나 기타 다른 케이블 서비스 업체는 왜 굳이 상향 제한을 했는지에 대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글을 충분히 이해하시면 상향 제한 논쟁의 진실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대다수의 케이블 사업자들이 상향을 제한하는 것은 대다수 사용자의 하향 속도의 안정을 위해서 그러는 것입니다. 어차피 다 같이 상향 트래픽을 내보내면 제한과 상관없이 상향 속도를 N등분해서 나눠 먹기 때문에 한 사람이 독점적으로 상향 트래픽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특정인 몇몇이 상향 트래픽을 과다하게 사용하면 나머지 대다수의 하향 사용자들의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상향을 제한하는데 왜 하향이 안정되냐고요? 그것은 일반적인 인터넷 통신이 TCP를 많이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웹이나 FTP 등은 TCP를 사용하거든요. 그런데 이것은 하향으로 내려 받으면서 가끔 한 번씩 상향으로 잘 받고 있다는 신호를 올려 줘야 합니다. 이게 없으면 지난 번에 신호를 받은 이후에 내려 주었던 모든 데이터를 송두리채 취소시키고 다시 동일한 데이터를 내려 보냅니다. 자연히 하향 속도가 불안정하게 떨어지겠지요.
옛날에는 상향을 올리는 사람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안 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P2P 서비스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서 상향 트래픽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케이블망의 경우 애초의 설계가 하향 위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상향 속도를 늘리고 싶어도 늘릴 수가 없습니다.
어떤 분이 현재의 QPSK를 16QAM으로 바꾸면 동일한 채널에서 속도가 증가한다고 하셨는데, 그것은 실험실 수준의 매우 안정적인 SNR에서만 가능합니다. 그것도 아주 미미한 수준입니다. BER이 급격하게 높아지거든요. 그리고 채널폭을 늘리는 것도 문제입니다. 채널폭을 늘릴 대역이 있다면 차라리 상향 포트 하나를 더 사용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으니까요...
어쨌든 전문적인 이야기는 접어 두고, 간단히 말해서 케이블망이라는 것은 애초에 방송국에서 시청자들에게 방송을 '내려' 주기 위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시청자가 방송국으로 데이터를 '올리기' 위한 대역은 매우 적습니다. 그나마 갖가지 주변 잡음으로 인해서 저대역 쪽은 사용을 못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야기가 곁가지로 많이 간 것 같은데... 이왕 쓰는 김에 사용자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주저리주저리 썼습니다. 어쨌든 이런 저런 이유로 현재 상향은 거의 포화 상태입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이 상황을 순식간에 타개할 수 있는 대책은 없습니다. 사업자가 아무리 많은 돈을 투자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상향 제한을 안 하면 너무나도 쉽게 상향이 다 차 버리기 때문에 하향 데이터를 받다가 가끔씩 보내는 상향 신호가 제대로 올라가지 못 하거나 너무 늦게 올라가게 됩니다. 결국 하향 트래픽에 영향을 받게 되지요. 그렇지만 상향 제한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상향이 꽉 차는 수준이 낮아지게 됩니다. 그리고 제한을 거는 것을 통해서 어느 정도의 트래픽 shaping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새로 들어오는 소수의 상향 패킷이 기존의 패킷을 헤치고 나아가는 데에 도움을 주게 됩니다. 따라서 동일한 97%의 병목 상황이라고 해도 CMTS에서 상향 제한을 위한 패킷 처리를 할 때와 아무런 처리를 하지 않고 방치할 때에 늦게 들어오는 소수 패킷의 처리 속도가 차이가 나게 되는 것입니다.
비록 갈수록 상향 트래픽이 늘어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대다수의 사용자는 하향 트래픽을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런 대다수 사용자의 적은양의 상향 트래픽을 안정적으로 처리 해 줌으로써 대다수 사용자를 먼저 고려하도록 하기 위해서 상향 제한을 하는 것입니다.
밑에 어떤 분이 상향 제한을 안 하는 것을 아우토반의 속도 제한이 없는 것으로 생각하셨는데, 그것도 맞는 이야기입니다. 단 그것은 상향 트래픽이 병목이 없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병목이 있는 상황에서 상향 제한을 안 하는 것은 자동차의 폭의 제한을 없애는 것으로 생각하셔야 합니다. 폭이 3차선인 도로에서 자동차 한 대의 폭이 2차선에 걸쳐서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다른 대다수의 사용자가 피해를 보지 않겠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자동차의 폭을 제한하는 것이 잘못된 일일까요?
두루넷은 상향 제한을 안 한다고요? 그러면 두루넷 일반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가는 것입니다. 왜인지 아십니까? 제가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은 이유로 전체적인 하향 속도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박병철님도 무슨 품질팀에 계시다니까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한번 필드 한 곳을 잡아 놓고 시험을 해 보십시오. 특히 상향 병목이 많이 발생하는 주요 사용 시간대에 테스트를 해 보시면 결과가 명확하게 드러날 겁니다.
행여나 두루넷은 대부분의 경우 상향 병목이 나지 않을 정도로 상향 포트당 사용자가 적다고 하시지는 않겠지요? 두루넷이나 하나로나 포트당 사용자 수는 거기서 거기입니다. 가입자수 대비 납품된 CMTS 수가 비슷하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만약 두루넷만 상향 병목이 안 난다면, 두루넷 가입자들은 하나로 가입자들과 달리 상향 트래픽을 별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별로 그럴 것 같지는 않군요. 만약 병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두루넷 사용자들은 누군든지 상향 속도가 1.5M 정도가 나와야 하는데 별로 그런 것 같지는 않으니까요....
박병철님에게 다시 묻겠습니다. 저는 이렇게 상향 제한을 통해서 가입자가 얻을 수 있는 이득을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상향 제한을 해서 사업자가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무엇이 있습니까? 막연하게 '가입자를 더 받을 수 있다'는 논리는 말도 안 된다는 것을 제가 이미 충분히 설명 드렸습니다. 상향 제한 안 해도 한 대의 CMTS에 수만명도 붙일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하는 사업자는 없겠지만... 어쨌든 상향 제한과 가입자 수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사업자가 왜 미쳤다고 굳이 configuration을 조정하면서까지 상향 제한 설정을 걸어 놓았다고 생각하십니까? 사업자가 가입자 골탕 먹이는 것이 재미있어서? 아니면 그냥 심심하니까 할 일도 없고 해서?... 상향 제한은 사업자의 이득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가입자의 이득을 위해서 시행하는 것입니다.
박병철님, 부디 엔지니어의 본분을 찾으십시오. 우리 엔지니어들은 어느 회사에 소속되어 있다고 해서 거기에 흔들리면 안 됩니다. 그런 것은 윗 사람들이나 하라고 하고, 우리들은 현재의 상황에서 가입자들을 위해서 어떤 기술이 제일 좋은 것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얄팍한 단편적 지식으로 사용자들을 오도하는 것은 두루넷이나 하나로 피차를 위해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상으로 상향 제한의 필요성을 말씀드렸는데요, 생각난 김에 참고로 상향의 원활한 소통이 하향에 영향을 주는 것과 관계 되는 이야기 하나 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들 중에 어떤 분들은 소위 '속도 패치'라는 것을 적용하셨을 것입니다. 이것은 특히 ADSL이나 케이블과 같은 비대칭 망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지요.
이게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 안에는 여러 요소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TCP의 Default Window Size 값입니다. 이 값이 의미하는 것은 '얼마나 많은 하향 패킷을 받은 뒤에 상향 확인 신호를 보낼 것인가'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값이 클수록 더 적은 상향 패킷으로도 더 많은 하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비대칭 망에서는 이 값을 크게 할 수록 하향의 속도가 급속히 빨라지게 되겠지요. 하지만 무작정 크게 한다고 좋은 것은 아닙니다. 너무 커지면 한 번의 상향 응답 실패로 못쓰게 되는 하향 트래픽의 양이 너무 늘어나고, 이 값이 하향속도대 상향속도비를 고려한 것보다 커지면 이미 상향이 충분히 고려된 상태이기 때문에 하향 값이 더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무조건 남이 추천하는 값을 쓰기보다는 자신의 망 상황에 따라 적절한 값을 찾아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김영진: 옳습니다.제가 두루넷을 쓰다가 하나로로 어제 바꾸었는 데 똑같은 망이 모뎀만 바꾼 거나 마찬가지인데 속도는 비슷해도 안정성이 하나로가 더 좋아보이더군요..단지 다운은 안정적인데 업은 좀 불안하더군요..이것은 여러가지로 몇번을 시험한 것입니다. [08/16-1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