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2/08 07:25
소비자 인지도 높이며 판매량 확대
거대자본에 맞선 국내업체 분발 필요
다른 나라에 비해 국내업체의 점유율이 높았던 PC시장에서 외산업체들의 제품이 점차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노트북 시장에서는 이와 같은 움직임이 지난해부터 이어져 국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데스크톱PC 시장에서 세계시장 1, 2위를 달리고 있는 HP와 델 컴퓨터를 비롯한 외산업체의 성장세가 주목을 받고 있다.
PC가 대중화되기 시작한 90년대 초부터 국내 PC시장은 삼보컴퓨터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과 세운상가, 용산전자단지 등을 비롯한 조립PC 업체들이 고수해 왔으나 국내시장이 세계시장에서 무시 못할 존재로 자리잡기 시작하자 외산업체들의 국내시장 진입이 이어져 왔다. 하지만 세계시장에서 1, 2위를 하던 업체들이 우리나라 국민들의 소비패턴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틈을 타 소비자 감성을 자극하는 국내 업체들의 마케팅이 주효해 외산업체들은 국내 시장에서 위세를 떨치지 못했고 별도의 비용 없이 전화 한통이면 방문AS를 하는 한국형 고객관리에도 서툴러 외면을 받아왔다.
불모지였던 프린터 시장을 통해 성공적인 이미지를 굳힌 HP는 기술적으로 강점을 보인 노트북PC 시장에서 차곡차곡 인지도를 쌓으며 국내 정착에 성공했고 그 여세를 몰아 PC시장에서도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국내 업체들이 주춤한 틈을 타 데스크톱 모델인 파빌리온을 앞세워 홈쇼핑시장과 기업용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고 있는 것을 그 예로 들 수 있는데, 지난 1월에만 파빌리온 5000여 대와 프리자리오 3000여 대라는 매출을 올려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HP의 관계자는 “그동안 프린터와 노트북 등으로 꾸준히 인지도를 높여온 것이 주효했고, 적당한 시기에 적절한 가격으로 홈쇼핑 시장에 진입한 것이 고객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것 같다”고 말했다.
대리점이나 총판을 통한 오프라인 판매보다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다이렉트 경영이 강점인 델 컴퓨터는 직접 제품을 보고 선택하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구미에 맞지 않아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급속한 인터넷의 발달로 온라인 구매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발맞춰 국내 지사를 확대하고 오프라인 매장도 검토하는 등 적극적인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국내 PC시장이 가라앉아 있지만 외산 업체들의 적극적인 시장공략이 이어지면서 노트북PC 시장에 이어 데스크톱 시장에서도 외산업체들의 점유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면서 “국내 PC업체들이 거대자본을 앞세운 이들 다국적기업들의 공세를 어떻게 이겨낼지가 관건”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광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