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동차에 화재 감지장치 전무 실정
(서울=연합뉴스) 송수경기자 = 18일 대구에서 발생한 지하철 전동차 대형참사의사고객차에 화재 사실을 인지, 운전실이나 자체 중앙통제센터로 알려주는 화재 감지장치가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국내에는 지하철 전동차내 화재 감지장치 설치에 관한 규정 자체가 없고, 이에따라 현재 국내에 운행중인 전동차에는 화재 감지장치가 설치된 경우가 전무한 것으로 드러나 당국의 안전 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화재 감지장치 시스템만 설치됐더라도 기관사와 승객들이 서둘러 초기 대응을 할 수 있어 대형 참사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대구지하철공사와 ㈜로템 등에 따르면 방화사건으로 최초에 화재가 발생한1079호와 맞은편에서 오다 사고를 당한 1080호의 각 객차에는 연기 등 화재 발생을인지해 운전실이나 역사내 자체 중앙통제센터로 이 사실을 알려주는 화재 감지장치가 전혀 설치되지 않았다.
이번 사고객차는 ㈜로템 통합 전 한진중공업이 지난 93년 발주처인 대구시 지하철건설본부와 계약을 체결, 96-97년 제작해 대구시 지하철 공사에 납품(1079호 97년1월 납품, 1080호 97년 8월)한 것이다.
화재 예방장치라고 해봐야 객실 양쪽에 2대씩 비치된 소화기가 전부였고 승객들이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긴급상황시 열릴 수 있도록 돼 있던 비상문도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화재 감지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는 사실은 최초 화재발생 객차에 탑승한 승객들 외에 나머지 객차에 탔던 탑승객들은 유독가스가 치솟기까지 화재사실 자체도제대로 알지 못했었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을 뒷받침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 국내 철도차량 업체들이 국내 지하철에전동차를 납품하기 시작한 76년부터 현재까지 국내에서 운행되고 있는 전동차 중에서는 화재 감지장치를 설치한 경우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건교부의 도시철도차량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도 내장재와 대피구조, 경보장치및 비상등 설치, 소화기 비치 등만을 언급하고 있을 뿐 화재 감지장치 설치에 관한내용은 어디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
이와는 달리 선진국의 경우 전동차의 운전실과 각 객실마다 화재 감지장치가 설치돼 있는 경우가 많아 화재발생 즉시 운전사와 승객들이 이를 인지할 수 있도록 돼있어 국내의 화재예방 수준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고 철도차량 전문가들은 밝히고있다.
관련 전문가는 "선진국과 한국의 차량 안전기준은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로화재 감지장치만 있었더라도 이같은 참사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번 사고의직접적 원인은 방화지만 정부당국과 지하철 관리기관의 안전불감증에도 적지않은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hanksong@yonhapnews.co.kr
연합뉴스 2003-02-18 23:4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