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방화참사가 일어난 다음날인 19일 오전부터 인터넷에는 경북대병원 명의로 한줄의 게시물이 나돌았다.
'RH-B형 혈액형 급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된 이 게시물에는 "지하철 참사로 부상한 김모씨가 수혈용 혈액을 구하지 못해 사경을 헤매고 있다"며 헌혈을 호소하고 있다. 게시물 말미에는 병원전화번호까지 적혀 있으며 "한시가 급하니 빨리 퍼뜨려 달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이 게시물은 인터넷 게시판과 채팅용 메신저를 통해 순식간에 확산됐다. 이 때문에 경북대병원에는 문의전화가 쇄도하는 등 업무가 마비될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 글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게시물에 적힌 이름의 환자는 존재하지 않으며 연락처도 경북대병원의 전화번호가 아니다"며 "문의전화는 고맙지만 병원 업무에 지장이 있으므로 더 이상 퍼뜨리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대구지하철 사고와 관련, 근거없는 유언비어는 물론 참사를 비웃는 친일파 동호회까지 인터넷에 등장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한 친일파 동호회 초기화면에는 '경축, 대구지하철 참사'라는 제목이 크게 적혀 있어 네티즌을 분노하게 하고 있다.
'신을 섬기듯 일본을 섬겨라'는 명칭의 이 동호회는 "사망자 300명을 향하여 가자! 한국인은 1명이라도 더 죽기를 바란다"며 비웃고 있다. 지난 1월 말 개설돼 2,000명 정도의 회원을 거느린 이 카페는 이외에도 "일제시대는 우리에게 행운이었다" 등의 친일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네티즌은 이에 대해 "방화범보다도 악질적인 동호회"라며 격렬히 항의했고, 결국 이 카페는 다음 운영자에 의해 20일 오후 강제 폐쇄됐다.
일부에서는 사고 희생자인 한 10대 소녀가 마지막 순간에 친한 동생에게 인기그룹 GOD에 대한 애정을 담은 휴대전화 음성메시지를 남겼다는 얘기도 떠돌고 있다.
이 소녀는 메시지에서 "내 쿠션에 있는 호영이 사진을 보니 힘이 난다"며 죽지 않고 살아서 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 가수에게 생일 축하한다는 말을 전해 달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 메시지는 급박한 순간을 말해주듯 "기침이 많이 나네"라고 전한 후 '호영짱'이라고 말하며 끝을 맺고 있다.
이에 대해 네티즌은 '마지막 순간에 부모님 대신 좋아하는 스타를 생각하다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ID '공효진스타일'은 "그 상황에서 어떻게 스타생각이 날까. 부모님은 억장이 무너지겠다"며 "죽음 앞에서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ID가 'lollo'인 네티즌은 "대부분의 네티즌은 인터넷을 통해 대구의 슬픔과 아픔을 같이하고 있다"며 "인터넷의 익명성을 이유로 유언비어와 인신공격을 일삼는 일부 몰지각한 네티즌에 대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