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인터넷이 정말 무섭다.
우리나라 초고속 인터넷에 가입한 사람이 11월에 1천만
명이 넘어섰다. 인터넷이 정말로 생활에 일부분이 된 것이다.
원하는 정보를 하염없이 토해내는 "정보의 바다"가
몇 십년간 잊었던 초등학교 동창도 찿아주는 "오작교"가 된다.
클릭 한번으로 물건을 배달해 주는 "장바구니"로 많은 도움도
주고있다.
이렇게 한없이 좋을 것만 같은 인터넷이지만 조금만 시각을
바꿔도 쉽게 부작용을 찿을 수 있다. "인터넷 중독" "게임중독"등
거창하게 나가지 않더라도 상대방이 자기를 모른다는 익명성에서
나오는 욕설과 비방만으로도 충분하다.
*팔.*새끼.**넘... 욕이 인터넷을 점령하다.
인터넷에서 욕먹는 일은 참 쉽다. 게시판에 자기의 의견을 몇자
적어 놓기만 하면 된다.
이것도 귀찮으면 게임을 하자.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라고 불리는
우리나라에는 참 많은 게임들이 있다. 이 많은 게임 중에 아무거나
골라서 PC에 깔고 "시작" 버튼만 누르면 된다.
게임에 지면은 화가 난다고 한마디 한다. "* * *야 도망가지 말고 한판 더해 * *"
이긴다고 해도 별반 차이가 없다. "* * 게임도 못하면서 왜 들어왔냐" 욕이
난무하다.
스트레스를 풀려고 들어간 게임에서 기분만 더 나빠지기 쉽다.
그냥 인터넸에서 여러 가지 정보나 찿아보자. 신문을 보다보면 화제가
되는 뉴스를 가지고 토론방을 만들어 놓은 곳이 많다. 사람들이 어떤 생각
을 할까 궁금해서 호기심을 못 참고 들어가 본다. 하지만 역시 기다리고
있는 것은 욕뿐이다. 자기 생각과 조금만 다르면 욕부터 시작한다.
한번 욕이 나오기 시작하면 다른 사람이 그 사람의 욕을 한다.
아무리 좋은 내용을 찿으려 해보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이처럼 인터넷이 욕으로 뒤덮여 있는 것은 자기가 들어나지 않는
다는 "익명성" 때문이다. 대부분의 토론방은 회원가입 없이 글을 쓸
수 있다. 게임에서도 아이디만 보일뿐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
이런 점이 넷티즌들을 대범(?)하게 만드는 것이다. "내가 여기다 욕을 해도
아무도 모르겠지"하는 생각인 것이다.
실명으로 가입하고 누구나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을 들어가면
상황은 완전히 역전된다. 이름 석자가 다른 사람에게 보인다는 것
밖에는 차이가 없는데도 상호비방이나 욕설은 찿아보기 힘들다.
세상에는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도 많은데, 그리고 드넓은 인터넷
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기도 쉽지 않을 텐데 성난 사자와 같이 욕설
을 토해내던 넷티즌들이 순한 양이 되어 버린다.
남을 생각하는 인터넷 문화 만들어야
사람들의 의견이 항상 같을 수는 없다. 인터넷은 자유로운 공간
이니 기분이 나쁘다면 욕을 해서 푸는 것도 괜찮다. 하지만 남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는 필자 중에 한명이 그동안은 잡지에만 글을 쓰다가 온라인
매체에 기고를 처음으로 했다. 맡은 원고를 몇번이나 다듬어서 글
을 올렸는데, 이 글을 보고 몇몇 사람들이 비방하는 내용을 올렸다
고 한다. 물론 요목조목 내용을 정리한 글이 아니고 욕으로 시작해
서 욕으로 끝나는 글이었다. 처음에는 자기가 좀더 알아보고 글을
썼어야 하지 않았을까 생각을 했지만 점점 더 심해지는 비방에 참
을 수가 없었다고, 다시는 인터넷에 글을 쓰지 못할 것 같다고 하소
연을 해왔다.
또 친구 한명이 인터넷 동우회에서 글을 하나 올렸다고 한다.
동우회 활동에 관해 미비한 점과 잘못된 점 등을 허심탄회하게
써서 올렸는데, 욕설이 담긴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더란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하루에 수십 통이 넘는 비방 메일이 날아왔다.
결국 동우회 활동을 더 이상 할 수 없어 탈퇴를 하고 말았다.
인터넷에서 욕으로 하는 "마녀사냥"은 일일이 헤아리기도 힘들다.
얼굴을 마주보고 있었다면 쉽게 남에 대한 비방이나 욕을 하지
못했을 텐데, 한명이 욕을 시작하면 마치 전염이라도 되는 것처럼
욕으로 이어진다. 그것도 너무나 쉽게.
욕을 쓰는 넷티즌들이여, 키보드에 손을 올리기 전에 글을 올린
사람을 조금만이라도 생각해 보자. 그리고 천천히 글을 한번더 읽어
보자. 지금 생각 없이 쓰는 몇 글자의 욕설이 다른 사람에게 커다란
상처로 남을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지금 이글이 인터넷에 올라간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딴죽을
걸며 "답글"을 달을까 생갓해 본다. 이젠 인터넷이 정말로
무섭다. -이석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