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긴대학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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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40여 분 전이다.
내가 갓 다음에 접속한 지 얼마 안 돼서
메일을 확인하고 카페를 들어갈 차례이다.
안티오인용 카페(cafe.daum.net/anti5p)를 가서 방법을 하려면
주인장 나정육의 공지를 읽고 일단 이마를 찌푸려야 했다.
그런데 카페에 들어가기 전에
모니터 구석에서 보라색 머리를 흔드는 락을 하는 소년이 있었다
씨디 한 곡 구워 가려고 노래 좀 달라고 부탁을 했다.
락이라는 것을 무척 강조하는 듯 했다.
목소리가 돼지 멱따는 게 어쩐지 좋은 곡이 나올 것 같지 않았다
『잘 좀 불러 줄 수 없습니까?』 했더니,
『뷁!!』하는 것이었다
대단히 락에 대해 자부심이 강한 소년이었다.
더 투정하지도 못하고 걍 불러달라고 만 부탁했다.
그는 잠자코 열심히 마이크를 닦고 있었다.
처음에는 빨리 닦는 것 같 더니,
저물도록 이리 돌려 보고 저리 돌려 보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다 됐는데, 자꾸만 더 닦고 있었다.
인제 다 됐으니 빨리 노래나 해 달라고 해도 통 못 들은 척 대꾸가 없다.
사실 노래를 듣기가 갑갑하고 지루하고 인제는 초조할 지경이었다.
『더 닦지 않아도 좋으니 그만 노래를 불러 주십시오』
라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 생쌀이 재촉한다고 밥 되나』 한다.
나도 기가 막혀서,
『그 속담이 이 상황에 어울린다고 생각합니까? 마치 방망이 깎던 노인같구려』 했다.
소년은 퉁명스럽게,
『다른 데 가 사우. 난 안 팔겠소』 하고 내뱉는다.
그래서 내가
『아싸』하고 가니까
발에 매달리면서 사달라고 그런다.
자기는 하루에 오이 세 개밖에 못먹는 다면서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그냥 갈 수도 없고,
오인용안티카페야 햏자들이 열심히 방법하고 있을 것 같고해서,
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마음대로 불러 보시오』
『그럼 그럼 불러드리리다. 락이란 제대로 만들어야 지,
기타세션부터 신경을 써 드리리다』
하면서 리프도 없이 뷁!!!하고 소리지르는 것이다.
좀 달라진 모양새다.
앗...
그런데 이번에는 뷁!!만 하더니
태연스럽게 오미만 씹어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지나가던 빠순이들을 위해 뷁!!을 몇 번 소리쳐주었다.
그리고 건너편 '나정육점'에서 고기를 한 근 사가지고 온다
오이 먹는다는 것은 구라였던 것이다.
나도 그만 지쳐 버려 구경꾼이 되고 말았다.
얼마 후에야 씨디를 들고 이리저리 돌려 보더니 다 됐다고 내준다.
다 되기는 아까부터 뷁!!만 녹음되어 있던 씨디다.
『7옥타브요. 어디서 구할 수 없을거요.』
소년은 진지한 척 이야기를 한다.
나는 싸대기를 때리려는 것을 참았다.
사실은 락을 한다던 소년이 아니라 구라를 치던 소년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전생에 양을 쳤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나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 따위로 음악를 해 가지고 인정을 받은 턱이 없다.
음악 본위가 아니고 빠순이 본위다. 그래 가지고 값만 되게 부른다.
락을 모르고 음악을 하는 무식한 소년이다」
생각할수록 화증이 났다.
그러다가 뒤를 돌아다보니 소년은 태연히 허리를 펴고
'빠순삼겹전문-나정육점' 지붕 추녀를 바라보고 섰다.
그 때, 그 바라보고 섰는 옆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소년다워 보이고,
툭 튀어나온 뒤통수와 짜증나는 눈 웃음, 디룩디룩한 살에
내 마음은 더욱 짜증이났다.
소년에 대한 멸시와 증오가 배가 된 셈이다.
집에 와서 씨디를 내놨더니,
경호 형이 미친놈이 미친놈의 씨디를 사서 돈 없애구 지랄이라고 야단이다.
집에 있는 씨디보다 참 나쁘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전의 것이나 별로 다른 것 같지 가 않았다.
그런데 경호의 설명을 들어 보니,
목소리가 너무 얇으면 고음이라도 애처롭게 들리기 쉬우며
라우디(크게 소리 침)이 힘들다고 한다
그리고 목소리가 너무 굵으면 라우디는 가능해도
고음처리에 굉장히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락에는 세션과 보컬리 리드미컬하고 세밀하게 들어가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음반은 세션과 보컬도 맞지 않으며
목소리도 돼지 소리가 난다고 한다.
나는 더욱더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그 소년에 대한 내 태도를 뉘우쳤다.
군대식으로 욕을 했어야 하는 것인데 참으로 열받았다.
옛날부터 내려오는 竹器(죽기)는 혹 대쪽이 떨어지면 쪽을 대고
물수건으로 겉을 씻고 곧 뜨거운 인두로 다리면 다시 붙어서
좀체로 떨어지지 않는다 .
그러나 요새 竹器는 대쪽이 한번 떨어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가 없다.
예전에는 竹器에 대를 붙일 때,
질 좋은 부레를 잘 녹여서 흠뻑 칠한 뒤에 볕에 쪼여 말린다.
이렇게 하기를 세 번 한 뒤에 비로소 붙인다.
이것을 소라 붙인다고 한다. 물론 날짜가 걸린다.
그러나 요새는 접착제를 써서 직 접 붙인다. 금방 붙는다.
그러나 견고하지가 못하다.
그렇지만 요새 남이 보지도 않는 것을 며칠씩 걸려 가며
소라 붙일 사람이 있을 것 같지 않다.
음악만 해도 그렇다.
옛날에는 마음 맞는 사람끼리 모여서 음악을 했다
상업성 같은 것은 바라지도 않았다.
그리고 음반을 만드는 데정밀한 작업을 했다.
따라서 앨범 하나를 위해서는 몇년이 걸리기도 했다.
따라서 앨범이라는 것은
팬들에게는 자신의 인기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음악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사람들 음반을 사면 1분 1초에도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그리고 군대는 꼭 다녀왔다.
가기 전의 서글품이나 가서의 안타까움을 노래로 승화를 시켰다
그러니 지금은 어떠한가?
서로가 좋아 음악을 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매니지먼트사에서 갑작스럽게 만나
갑작스럽게 음악을 한다.
이런 애들에게 작곡가가 몇명씩 달러붙는다.
보컬도 세션도 모두 만들어준다.
심지어 빠순이도 만들어준다.
그냥 애들은 붕어처럼 입만 벙긋하면 된다.
그러니까 요즘 음악은 생산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군대는 예전 말이 되어버렸다.
군대를 가면 큰일처럼 생각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가지 않도록 로비를 한다.
이런 애들이 국방의 의무와 지금 이 추운 날에도
영하 2,30 도의 철책근무와 암기강요,
미싱하우스와 오바로크..사나이 한목숨과 행군의 아침,
그리고 육군복무신조 셋을 알리가 없다.
이 씨디도 그런 심정에서 만들었을 것이다.
나는 그 소년에 대해서 죄를 지은 것 같은 괴로움을 느꼈다.
그런 놈은 정중히 꾸짖고 음악을 하지 말라고 했어야 되는건 데
그리고 군대에 꼭 가라고 했어야 하는 것인데...
여기 안티오피에 오니 그러한 마음이 더욱 간절하다.
6년 전의 그 무서운 기합과 턱으로 날아드는 무차별한 발길질.
그리고 짝대기 세개 달고 군가산점이 없어진다는 발표와
그 발표에 애들 신경쓰지 못하도록 하루종일
작업을 시킨 일직사관,
후임 덮어주다가 미운털 박혀서 맞고
아무 이유없이 화장실 지린내 나는 바닥에 머리를 박던 기억,
가스실에서 울고 어머니 편지에 울고 고무신이 거꾸로 됨에 울고
그리고 갑작스레 형이 죽었다는 말에 축구하다가
땀이 눈물이 되어버린 전우 때문에
그녀석의 빈 자리를 보며
밤새 마음 속으로 울었던 그 시절이 생각나서일까?
이런 것들을 과연 락을 하는 소년을 알까?
문득 40분 전에 만난 락을 하던 소년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