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오래 전에 쓴 글이라서, 조금 두서가 없어요.
(나츄랄 리뷰) 카와다.호토리의 章
다른 글을 쓴다거나, 뉴스를 찾느라고 치세편에서
꽤 오랫만에 토리편으로 넘어온 것 같대요?
실은 토리의 이야기는 안읽은지 제법 되어버려서, 기억을 더듬어보고
정리하는 시간도 무척이나 걸린 탓도 있을 것 같대요.
... ... 막상 쓰고나니, 리뷰라기 보다는 프롤로그와 간단한 시오리가 됐지만 ... ...
네타바레 투성이의 다이제스트 밖에 안되겠지만 답글을 주시면 더욱 분발해 써보겠습니다!
... ... ...
1990년, 도쿄에서 조금 떨어진 사이타마현에서는(서울에 비유하자면 의정부 정도)
무역회사 임원을 맡고 있는 "조직에 충실한", 집안 일은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회사와 조직을 제일로 삼고 있는 카와다 상무의 별장이 있었답니다.
그곳에는 해외파견근무 때 만나서 결혼한, 일본여성보다도 더 大和撫子다운
아름다운 영국인 예술가 집안의 부인 캐서린이 살았고(저도 성은 모름. 결혼 했으니까
카와다가 됐겠지만 말여요.) 1982년, 카와다 차장과의 사이에서는 어머니 캐서린을 꼭
빼어닮은 여자아이가 태어났더래요.
그 아이의 이름은 어머니가 살던 고향의 귀여운 새 이름을 따서 '호토리'라고(종달새의
중세 문학에서 쓰이는 한자식표현) 했답니다. 아마 캐시 여사는 남편을 따라서
일본에 온 뒤로 5년도 넘게 찾아가보지 못한 고향 마을을 그리워한 것도 같아요.
어머니는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만큼이나 딸아이를 정말 귀여워 하며 키웠고,
호토리는 상냥한 어머니, 그리고 젊어서 가업을 잇게된 부담으로 자신을 보물처럼
여기던 아버지에게서 어머니의 고향 이야기를 듣고 자랐답니다.
...
그렇지만 카와다 차장이 부장이 되고, 임원으로 승진할 무렵에는 이 단란한 가족의
조그만 행복도 무사할 수 없었대요. 카와다 일족의 사람들은 본가의 지방 사람도 아닌
외국여자를 아내로 두고서는 일족의 사업을 이끌어 나갈 수 없다고, 호토리네 아버지를
틈만 나면 눈치를 줬답니다. 또, 호토리의 어머니, 캐서린 부인에게도 일족의 여자들은
볼 때마다 따돌림과 조롱, 괴롭히기를 일삼았더래요.
그런 아내의 사정을 아는 카와다 부장은 딸 호토리에게도, 아내 캐서린에게도 미안하다고
생각했지만, 일족의 종손이 될 사람으로서 태어나면서부터 지워진 굴레를 버릴 수는
없었기에, 어른들의 성화에 못이겨서, 다시금 영국지사에 이번에는 지사장으로 파견된 때,
아내인 캐서린에게 헤어지자고 했답니다.
사랑하는 아내를 지켜줄 수도 없고, 하나 뿐인 딸아이를 일족 앞에 당당히 내세워줄
용기도 없는 자신을 탓하며, 차라리 아내를 고향으로 돌려보내주자고 생각한 거였대요.
호토리의 어머니, 캐시와 이혼한 사실을 알게된 카와다가의 어른들은,
"사장감에게는 그에 맞는 부인이 필요한 법"
..이라며 어느 재벌 일족의 여자와 결혼시키고(서른 넷이나 되고서도 이런 일을 당하다니)
새엄마가 된 여자는, "양년의 핏줄"이라며 호토리를 홀대한답니다.
호토리는 바로 어제까지 곁에서 함께 웃고 함께 자던 어머니를, 저따위 다메한 여자에게
자리를 주려고 내쫓은 아버지를 이해할 수가 없었답니다.
더욱이 자신을 "핏줄이 다르다는 이유로" 무시하고 괴롭히려는 의모는 정말 받아들일 수
없었더래요.
그래서일지, 영국의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토리는 점점 집에 들어가지 않는 날이 많아졌답니다.
담배를 피고 술에 절어, 외박하는 날도 몇 달이나 계속되었더래요.
폭주족의 오토바이를 타고, 길가의 차를 부수고 달아난다던가 무리지어 싸움처에 낀다던가
암울한 시간을 보냈답니다.
..토리가 열세살 나던 1996년, 호토리는 패거리들이 폭력조직과의 싸움에서 파탄나면서
그 폭력단의 똘마니들에게 "전리품"으로 잡혀갔답니다. 그리고 더러운 짐승들에게
일주일도 넘게 붙들려서 밤낮으로, 몇번이나 몇번이나 돌림..당하고만대요.
토리의 아버지는 겨우 호토리의 학교 아이들에게서 단서를 얻어서, 회사 경비원들을
동원해서 호토리를 찾아 구해내지만, 토리는 이미 며칠 전에 마음이 망가져버린 상태였답니다.
짐승들에게 강제로 수없이 ..당한 탓에 몸도 상했지만, 정신은 완전히 붕괴되어버렸던 거래요.
카와다 지사장은 딸, 호토리를 육촌 동생에게 맡겨 일본에서 요양시키도록 돌려보낸답니다.
더 이상 새 아내와 딸을 함께 둘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었을 것 같아요.
일본으로 돌아온 토리는, 카나가와에 있는 칠촌 아저씨의 집에서 병원에 다니며, 근처
중학교 여학생이 되었답니다.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매일 저녁 조그만 테이블에 식사를 차려주시던 어머니,
토리가 그런 어머니와 함께 그림 그리는 것을 도와주시던 아버지가 있던 시골 마을의
작은 별장의 세 가족이 살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토리는 그림 그리기 시작한답니다.
자신의 기억 속, 망가져버리기 전의 그 시간들을 되새겨보고 싶어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에, 꼭 그런 집을(이라고 쓰고ウチ라고 읽음) 가지고 싶다는 바램으로 그림을 그려왔대요.
그리고 이듬해 縣전람회에서 대상을 받은 것을 계기로 명문 여고 사립.세이카 학원에 특기생으로
진학하게 되는데, 이곳은 학교도 넓고 교실이나 여러 시설이 제법 갖춰져 있어서(영국 수준으로)
토리는 혼자만의 작업에 열중할 수 있었답니다.
그렇지만 1학년 겨울 방학 무렵, 3년이나 헤어져 살아온 아버지에게서
"의모와는 따로 살기로 했으니, 봄부터는 이곳에서 함께 살며 학교를 다녀주렴"..라는
전갈을 받게 된대요.
이제 다시는, 저 사이타마의 작은 집에서 자상한 어머니와 어리숙하지만 상냥한 아버지
세 사람의 가정으로 돌아갈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토리는 일본에서의 마지막 전람회에 낼
풍경화를 그리기 시작한답니다.
조그만 삼각지붕 집과 금잔화가 핀 마당에 나와선 어린 여자아이, 그리고 그 뒤에서
데리러 나온 갓중년의 아저씨와 집안 창가에서 내다보는 갈색 머리의 여인.
아련한 기억속에 남은 자기 열살 때의 "집"을 떠올리며 풍경화를 그리기 시작한 거래요.
요즘 세상에 삼각지붕 집에 금잔화 마당 풍경화라니, 무슨 소학교 미술시간 그림이냐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토리에게는 소중한 추억의 "돌아가고 싶은 고향"이기에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상관 없다는 생각에, 혼자서 어떤 때는 수업을 말없이 빠져가면서까지
"고향의 집"을 그린답니다.
그러던 중, 3학기가 되고 미술부에는 임시교사로 신출내기 남자 선생이 고문으로 오게 되는데,
이제까지 다른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던 "풍경화 속의 그리움"을 토리에게 물어왔답니다.
같은 반의 수영부 소녀와 유난히도 친한 사이인 것 같은 임시교사. 어린 시절, 어머니와 함께
살던 집에서의 아버지를 닮은 사람.
몇해 전의 일로 남성공포증, 남성불신증에 걸린 토리였지만 묘하게도 그 신출내기 선생에게는
마음이 쓰이기 시작했대요.
... ... ...
새 고문선생님이 오신지 일주일 남짓한 무렵, 세이카 학원 여학생들 사이에서는
토리의 동급생, 미사와상과 신임 시모츠키 선생의 사이가 묘하다는 소문이 돌았답니다.
그렇지만 얼마 후, 교정 숲 옆의 잔디밭에서 수영부 고문이자 고전문학 담당인
타카미 선생과 사이 좋게 점심을 같이 하는 걸 봤다는 이야기가 나돌자, 수영부 고문이랑
잘나가는 사이가 된 거였구나..하는 정도로 학생들의 소문은 잦아들었대요.
결국에 저 선생도 "그렇고 그런 짐승"일까 하고 생각하려던 토리는, 3학기가 2주일 겨우 남은 날,
미술실에서 마무리 구도를 잡던 중에 우연히 찾아온 시모츠키 선생과 옛날 이야기를 했답니다.
시모츠키 선생의 연인이었던 여성과(마리코.네에상) 그 여동생이었던 장난꾸러기 소녀가
지금 토리와 같은 또래의 아이라는 이야기들을 듣고, 토리는 그게 치세의 이야기라는 걸
잘 알게 된대요.
그리고 다음 날, 토리에게 "너랑 같은 나이 정도의 여자아이들에게 맞는 선물은 뭐겠니"라고
물어오는 시모츠키 선생에게, 함께 가서 골라보기로 하자는 약속을 하고 헤어진답니다.
3학기 종료를 8일 앞둔 주말, 토리와 시모츠키는(←치세편에서 밝혔지만 이 ×는 이름이 无用.)
데이트처럼 악세사리 가게와 시장, 유원지를 다녔답니다. 토리는 나중에 꼭 지금 그리는 풍경화가
완성되면 보아달라는 부탁을 하고 헤어진대요.
마치 어린 시절, 자신과 어머니를 지켜주기 위해 일족의 사람들과 싸우던, 도쿄의 본가에서
제법 떨어진 사이타마로 와서 언제까지나 함께 살고 싶다던 아버지를 생각나게 하는
아버지의 얼굴, 아버지의 목소리, 아버지의 손을 가진 시모츠키 선생에게, 토리는 자신의
일본에서의 마지막, 어쩌면 일생의 마지막 그림이 될지도 모르는 풍경화를 보여준답니다.
시모츠키는 그림의 남자가 어쩐지 피곤해 보인다는 지적과 함께, 그렇지만 여자아이는 꽤
행복한 것 같다, 저 집 창에는 누가 있나보지? 라며 토리가 그리고 싶었던 것들을 금방
알아낸대요.
토리는 한스럽고 떠나기 아쉬운 마음과 불안함이 차올라서, 그림의 집과 여자아이, 남자에 대해서
꼭 들어달라는 듯, 이야기한답니다. 그리고 (어린 시절의 아버지와 같은) 시모츠키 선생을
좋아한다고 고백해버린대요.(안돼에에에에에, 그놈은 짐승이야!)
이제 며칠 있으면 일본을 떠나겟지만, 그 전에 꼭 하고 싶었던 일이 두 가지 있었는데
하나는 이 그림을 완성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런 저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요"
..라는 말에 염치도 없이 이 짐승 시모츠키는(절때 名前.无用) 잘먹겠습니다를(いただくよㅡ_ㅡ)
해버리는데, 그 뒤 토리는 시모츠키에게 기대어 말하기를,
"실은 나, 이렇게 편안한 건 6년도 더 된 것 같아요"
라며, 언제까지나 곁에 있어달라는 고백을 한답니다.
그리고 두달 남짓 시간이 흘러, 5월.
벌써 성숙미와 여성스러움이 한껏 비치는 신부는 결혼식을 마치고
계단을 내려오며 미사포를 들어 눈부신 햇살을 가린답니다.
행복 가득한 미래를 축원하듯, 향기로운 바람과 함께 토리의 신혼이 시작되는 거였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