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연예인 H양의 섹스비디오(본지 6일자 1면 보도)는 러브호텔 몰래카메라에 찍힌 것이며, 당사자인 H양은 이와 관련해 협박까지 받은 사실이 본지에 의해 확인됐다.
한때 러브호텔 등에서 몰래카메라를 이용해 투숙객의 정사장면을 찍은 뒤 이를 불법 유통시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었다. H양 비디오도 같은 경우다.
H양의 몰카 섹스비디오가 촬영된 것은 지난 2000년. H양은 당시 모 방송사 드라마에 출연하는 등 바쁘게 활동하고 있었다.
당시 H양의 측근은 낯선 사람으로부터 "H양의 섹스비디오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측근은 이를 H양에게 확인했고 H양은 "그런 비디오를 찍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에 측근은 헛소문이 돌고 있는 것으로 여기고 말았다. 하지만 상대방은 집요하게 "조만간 비디오를 유포하겠다"며 협박을 해왔고, 급기야 H양측은 "직접 눈으로 확인하겠다"고 나섰다.
비디오를 직접 확인한 H양의 측근 2명은 할말을 잃었다. 섹스비디오에 등장하는 여성이 분명 H양이었기 때문이다.
이 섹스비디오가 찍힌 곳은 서울 신천에 위치한 모 호텔이었으며, 상대 남자는 가라오케 DJ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섹스비디오를 확인한 측근을 통해 비디오에 등장하는 남자의 인상착의를 전해 들은 H양은 "가라오케 DJ와 신천에 갔을 때 찍힌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후 H양측은 6개월여에 걸쳐 '협상'을 벌였고, 결국 협박을 해온 상대가 요구한 수천만원대의 돈을 건네는 대신 비디오를 유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이 사건을 무마시켰던 H양측 관계자는 "H양은 직접 그 비디오를 보지는 못했다"면서 "'너무 무섭다'며 계속 울기만 해 약속장소에 함께 갈 수도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렇게 일단락된 H양의 섹스비디오가 다시 문제가 된 것은 지난해 말. H양측을 협박해 거액을 갈취했던 일당(5∼6명으로 추정)이 서울 강남에 사무실까지 열고 비디오 유포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일당은 2000년 당시 비디오건을 무마하며 돈을 건넨 H양 측근에게 다시 연락, 비디오 얘기를 꺼냈다. 그러나 "나는 이미 H양과는 연락도 안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돈을 뜯어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본격적으로 비디오 유포를 계획했다. 그 과정에서 일부 사람들에게 CD에 담은 동영상을 유포했고, 그중 하나가 본지에 입수됐다.
현재 시중에는 H양 비디오와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지난주에는 'H양과 매니저'라는 제목의 7분짜리 가짜 동영상이 인터넷에 나돌았고, 또 '청계천에서 10만원에 H양 비디오를 구입할 수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한편 H양측을 협박했던 일당은 본지에 H양 기사가 보도되자 급히 사무실을 폐쇄했다. 이는 관계당국의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을 두려워한 때문으로 보인다.
이 시점에서 H양이 섹스비디오의 악몽에서 벗어나는 길은 자신을 협박하고 돈을 갈취해 간 일당에 대해 당당하게 정식 수사를 의뢰하는 방법뿐이다.
백미정 기자 bmj@h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