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며 눈물로 지냈어요."
11일 오후 경남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전직 포르노자키(PJ) A씨(20·여)는 짧았지만 악몽 같은 기억에 몸서리쳤다. 3개월 동안 캐나다 포르노방송국의 포르노자키로 출연한 것이 자신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집단 성관계 및 동성애 장면 등 변태 성행위를 네티즌에게 보여 준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A씨는 땅을 치며 후회했다.
A씨가 유혹에 빠져든 것은 지난해 11월. '모델만들기'라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세미누드, 인터넷방송자키를 모집한다는 광고에 눈길이 쏠렸다. 월수입 1,200만원을 보장한다는 달콤한 유혹에 별 생각없이 덤벼든 것이 화근이었다. 평범한 가정에서 대학을 다니다 지난해 휴학 후 내레이터 모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그녀는 좀더 큰 돈을 벌어보고 싶었다. 그 길로 모델만들기 인터넷 운영자 조모씨(31)를 찾아갔지만 신세를 망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조씨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불법 포르노사이트들의 한국 모집책이었다. 그는 몸에 흉터가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며 A양을 자신의 오피스텔로 데리고 가 PJ일을 제안했다. "조금 고생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며 유혹한 것이다. 그리고는 그 자리에서 바로 '보디미팅면접'이라며 성관계를 맺었다. 평소 발랄하고 적극적인 성격을 지닌 A양은 자신이 구렁텅이로 빠지는 줄도 모르고 순순히 몸을 허락하고 말았다. 물론 A양은 성관계 장면이 찍히는 줄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이 내용이 유포되리라는 생각은 꿈에도 못했을 만큼 순진했다.
결국 A양은 지난해 12월 캐나다 밴쿠버로 떠났고, 거기에서 한 라이브 포르노 인터넷방송국에서 일했다. 이곳의 PJ는 남자 2명, 여자 3명 등 모두 5명. 운영자들은 "캐나다에서는 포르노가 합법"이라고 부추기면서 "한국에는 방송이 안 나간다"고 속였다. 하지만 방송을 찍자마자 실시간으로 한국의 '섹티즌'에게 방영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후회를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밴쿠버 외곽의 한 주택에 스튜디오를 차려놓고 숙식을 해결하며 하루 1시간씩 1주일에 4회를 촬영했다. 집단 섹스, 동성애, 자위기구를 이용한 쇼 등 다양한 촬영을 시키는 대로 했다. 이 정도인 줄 몰랐던 A양은 계약을 파기할 경우 한달 계약금 1,200만원의 5배가 넘는 위약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매일 눈물로 지샜다. 다른 여성들도 마찬가지였다.
A양은 방송 중에는 "나는 내가 아니다"며 포기한 채 이를 악물고 채팅창에서 요구하는 온갖 기괴한 행위를 보여줬다. 캐나다 관광을 하기는커녕 밖으로 외출할 때는 행여 도망갈까 감시를 당했다. "윤락녀보다도 더 비참했다"는 A양은 결국 같이 방송하던 남자 PJ와 연인 사이로 발전돼 지난 2월 함께 캐나다를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A양은 계약대로라면 일한 석달간 3,600만원을 받아야 했지만 손에 쥔 돈은 단돈 300만원에 불과했다. 네티즌들이 요구하는 대로 하지 않고 반응이 시원치 않으면 운영자가 출연료를 깎은 데다 조씨도 돈을 떼어 먹었기 때문이다. 카드빚도 없고 가정형편도 어렵지 않았던 A씨. 그저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에 모든 것을 내맡긴 결과는 처참하기만 했다.
"어린 나이에 평생 잊혀지지 않을 지옥을 경험했다. 남들이 알아볼까 겁이 나 밖에 나가기가 두렵다"는 그녀는 "내가 잠시 정신이 나갔었던 것 같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창원〓남궁성우 기자 socio94@h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