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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신장 주고받아 두 남편 새생명

 
"앞으로 거리 공연을 하면서 이웃을 돕겠어요.


" 지난 1월 말 서울 신촌세브란스에서 신장을 이식받은 배형진(裵亨眞.43)씨는 50여일째 병동에서 회복 치료를 받고 있다.

구청 공무원인 그는 한때 통기타 그룹을 결성해 TV에 출연했을 정도지만, 신장질환을 앓으면서 노래를 그만둬야 했다.

그는 부인 이정순(李貞順.44)씨가 신장을 기증하면서 새 삶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裵씨에게 간 신장은 李씨의 것이 아니었다.

李씨의 신장은 또 다른 신장질환자인 윤환수(尹桓垂.46)씨에게 갔고, 尹씨의 부인 김기자(金起子.46)씨의 신장이 裵씨에게 온 것이다.

회복 속도가 빨랐던 尹씨는 지난 주 벌써 퇴원했다.

인천에 사는 배형진씨 부부와 충북 제천의 윤환수씨 부부가 처음 만난 것은 1월 13일 세브란스병원에서다.

만성신부전증에 시달리는 남편을 위해 아내들이 자신의 신장을 주겠다고 나섰지만 혈액형 등이 맞지 않았다.

1년 넘게 기증자를 기다린 이들에게 병원 측에서 제안한 신장 스와핑(교환)은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검사 결과 裵씨에게서 항체 거부 반응이 나타났다.

裵씨의 피를 몸 밖으로 완전히 빼내 걸러서 이미 생긴 항체를 제거하고, 면역 억제제를 투여해 거부 항체가 생기는 것을 일시적으로 막는 새로운 요법(혈장 교환술)을 병원 측이 권했다.

그러나 지난해 도입된 이 방법으로 수술에 성공한 경우는 7건에 불과했다.

항체 제거 24시간 내에 수술해야 하는 것도 걸림돌이었다.

"수술에 대비해 상대편도 계속 입원해 금식을 해야 하거든요.

항체 제거에 실패하면 고생만 하고 이식도 못받는데 金씨가 과연 응할지 걱정이 태산 같았어요.

" 李씨의 생각과 달리 金씨는 "무조건 하겠다"고 흔쾌히 말했다.

철도 공무원을 하면서 투석 때문에 점심시간에도 집에 다녀가는 남편, 매달 라면상자 20개 분량의 약을 쓰고도 요독이 다 빠지지 않아 구역질을 하고 몸이 부어 오르는 남편을 생각하면 金씨는 희박한 가능성이라도 붙잡고 싶었다.

그러나 혈장 교환-거부 반응 검사-14시간 금식-항체 제거 실패-투석-혈장 교환이 열흘 이상 반복되자 두 부부도 지쳐갔다.

실패를 거듭하다 마지막 기회인 지난 1월 31일 6차 시도 끝에 裵씨의 항체를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두 아내는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두 시간 뒤 裵씨에게 金씨의 신장을 이식했다.

지난달 3일 尹씨에게 李씨의 신장을 주는 수술도 성공적으로 끝났다.

갖은 고생을 함께 겪으며 손위 시누이가 다섯명인 李씨는 아예 金씨를 여섯째 형님이라고 부를 정도로 친해졌다.

"두번째 신장이 있다는 신의 선물 같아요.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건강을 찾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 지난달 27일 병원에서 만난 두 부부는 이렇게 말하며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구희령 기자 idiny@joongang.co.kr



Death Knight
2003-03-15 09:40:23
523 번 읽음
  총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1. 별명없음 '03.3.15 9:34 PM 신고
    :-D*아주 가끔 이지만 눈물도 ... ↓댓글에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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