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다각화로 MP3 CD플레이어(MP3 CDP) 사업에 나섰던 곳 중 상당수가 불과 6개월만에 등을 돌리고 있어 주목된다.
유망 시장이었던 MP3 CDP 시장이 국산, 일산 등의 치열한 주도권 다툼으로 갈수록 수익률이 악화되고 있는 불모지로 급변하고 있다는 상황인식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MP3 CDP 시장 진입을 적극 시도했거나, 검토했던 디지탈웨이와 엠피맨닷컴, 거원시스템 등 MP3 플레이어(MP3P) 업체들이 최근 MP3 CDP 사업에서 사실상 손을 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플래시메모리 기반의 MP3 기기인 MP3P 진영 중 선두에 서 있는 디지탈웨이의 경우에는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지난 해 가을 자사 브랜드로 CD 기반의 슬림형 MP3 CDP를 의욕적으로 내놨으나, 지금은 사실상 중단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
이 회사 우중구 사장은 "당초 MP3 CDP의 시장 전망에 큰 기대를 걸었던 것이 사실이나, 지금은 구색만 갖춰 놓는 수준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1년에 10여종씩 쏟아 내는 MP3P 제품군과는 달리, MP3 CDP 제품군의 경우에는 연간 1종 정도만 내놔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진행한다는 생각이다.
세계 MP3 플레이어 1호 업체인 엠피맨닷컴도 마찬가지.
이 회사는 지난 해 3분기만에도 자사 인력의 30% 이상을 MP3 CDP 사업에 분산, 배치했을 정도로 사업 추진에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으나, 최근 들어 MP3P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다시 가닥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또 현재로서는 후속 모델 개발도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
CW-200을 지난 해 내놓으면서 단숨에 선두권에 진입했던 MP3P업체인 거원시스템의 경우에는 아예 검토단계에서 MP3 CDP 진출 자체를 포기했다.
지난 해 하반기만에도 IDC 등 시장조사기관이 제시한 MP3 CDP 시장의 성장전망에 고무돼 MP3 CDP 시장 진출을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나, 최근의 MP3 CDP 시장 상황의 변화로 보류한 것.
이 처럼 MP3 CDP 사업에서 등을 돌리는 디지털오디오기기 업체들이 올들어 늘고 있는 것은 급변환 시장 정세와 관련이 깊다.
CD플레이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파나소닉, 소니 등 일산 업체들이 탐색전 수준에서 MP3 CDP 사업을 벌여 왔던 종전 태도를 탈피, 최근 본격적으로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일산 업체들은 중국의 대규모 CD플레이어 생산규모를 기반으로 한 대량 물량 공세를 벌이면서, 초저가의 가격정책을 불사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생산규모가 적은 벤처들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가격전쟁이 촉발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CD플레이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가인 MP3 CD플레이어의 가격이오히려 낮아지는 등 수익률 악화도 심화되고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서의 MP3 CDP 시장의 매력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우중구 사장은 "일산 CD플레이어 업체들의 MP3 CDP 사업 본격화는 사실 오래전 부터 예견된 일"이라며 "반면,플래시메모리 기반의 MP3P 시장의 경우에는 이들 일산 업체들의 본격적인 진출이 상당 기간은 힘들 것"이라고 내다놨다.
한편, 그간 국내외 MP3 CDP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국내 대표 MP3 CDP 업체인 아이리버(레인콤)는 최근 들어 MP3 플레이어, 데이터플레이어, 동영상 플레이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플레이어 등으로 힘을 분산시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