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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만원짜리 보름달 두둥실

 




13일 오후 2시,톱스타 배용준의 스크린 주연작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던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감독 이재용·제작 영화사 봄)의 촬영현장이 처음 공개됐다. ‘스캔들…’은 이달 초부터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삼봉리에 있는 서울종합촬영소의 제1스튜디오에 만들어진 세트에서 한창 촬영되고 있다.
스튜디오 안에 들어서자 우선 눈에 띤 것은 정교하게 지어진 세트 가운데 둥실 떠 있는 지름 5m는 됨 직한 풍선. 공중 약 3m 정도 높이에 떠서 환하게 빛을 내고 있는 이 풍선은 특수조명인 ‘루나(luna)’다. 스튜디오에서 자연스럽고 은근한 달빛을 재현하는 데 사용하는 시가 1,500만원이 넘는 고가 장비이다. 한 제작진은 “스튜디오에서 저 조명을 사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귀띔했다. 그러고 보니 스튜디오의 천장에는 ‘루나’ 외에도 작은 풍선형 조명들이 많이 달려 있었다. 이 역시 ‘스캔들…’을 위해 도입한 ‘젬볼(jemball)’이란 특수조명이다.

‘스캔들…’이 이처럼 조명에도 유난히 많은 신경을 쓰는 것은 이 영화가 소위 ‘명품 사극’이라 불릴 정도로 고급스런 분위기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스캔들…’의 원작은 18세기 귀족사회의 향락과 사랑을 다룬 프랑스의 서간체 소설 ‘위험한 관계’이다. 제작진은 원작이 지닌 고급스럽고 사치스런 풍류를 살리기 위해 작은 소품에서 조명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 스튜디오에 지은 세트만 해도 다른 영화와는 달리 실제 나무와 기와를 그대로 사용하고,방 안의 가구나 병풍도 장인들에게 일일이 디자인을 맡겨 주문제작한 ‘명품’들이다. 이렇게 세트에 투자한 돈만 4억원이다. 하지만 스튜디오 촬영이 끝나면 모두 허물어야 하는 ‘시한부 명품’이다.

단지 세트와 소품에만 정성을 쏟은 것은 아니다. 배우들도 양반가 부인과 당대의 풍류남을 연기하기 위해 다른 작품보다 두 배는 동작에 신경쓰고 있었다. 조선시대 최고의 풍류남 조원을 맡은 배용준이나 그가 좋아하는 정숙한 숙부인 역의 전도연,그리고 조원을 이용해 숙부인의 절개를 깨뜨리려는 요부인 조씨 부인 역의 이미숙 모두 첫 만남 장면을 연기하면서 손끝 하나의 동작까지 세심하게 따지고 있었다.

“손동작 하나하나 모두 삼청각 예절교육에서 배운 대로 해야 한다니까.”

이미숙은 촬영 중간 모니터로 자신의 연기를 점검하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이번 작품에서 얼마나 연기에 신경을 쓰는지를 이렇게 표현했다. ‘스캔들…’은 올가을 개봉될 예정이다.

/남양주=김재범 oldfield@sportstoday.co.kr




클로버
2003-03-16 23:5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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