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분만에 이라크 전역 '불바다'
[이라크 전쟁 카운트다운] 미국 공격 가상 시나리오
UN승인 상관없이 전쟁 기정 사실화
전쟁의 망령이 되살아났다. 수개월 전부터 감돌던 중동의 전운. 미국의 전쟁은 계획 단계를 넘어 사실상 시작된 상황. D_데이만을 꼽는 상태다. 개전에 있어 UN의 승인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백악관의 의지다. 미국은 표면적으로는 이라크에 대해 ▲대량살상무기 보유 ▲쿠르드족 대량학살 ▲자국민에 대한 비인권적 대우 ▲주변군에 대한 위협 등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미국이 전쟁을 해야 하는 진짜 이유는 점점 고갈돼가는 석유가 무기화 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미국식 세계화’에 반기를 드는 자들은 응징해야 한다는 오만함에 근거한다. 이번 전쟁에서 미국의 목표는 이라크의 ‘무장해제’다. ‘무장해제’라는 단어는 곧 사담 후세인을 영원히 제거하고, 이라크 땅을 미국의 영향권 아래 두겠다는 전략적 목표를 의미한다. 때문에 미국은 개전 초기 모든 최첨단무기를 총동원하는 것은 물론 지상군의 희생을 무릅쓴 전투를 통해 이라크 땅에 성조기를 꽂는 작전을 전개할 전망이다. 권재상 공군사관학교 교수를 비롯한 국내 저명 군사전문가들의 도움말을 받아 이번 전쟁을 알아본다.
기획취재팀
미국의 이라크 공격 작전은 ‘전광석화’라는 한마디로 요약된다. 봄이 되면서 갈수록 자욱해지는 모래먼지, 더워지는 날씨. 전쟁 시간이 길어질수록 불리해질 수밖에 없는 미국은 최단기간에 전쟁을 마무리해야 한다.
그래서 미국이 선택한 작전은 병행공격(parallel attack). 개전과 동시에 이라크 영토 전역에 걸쳐 주요 시설을 동시에 공격, 모든 저항수단을 괴멸시킨 뒤 지상군이 현장 정리에 나선다는 것이다.
미국의 6주 전쟁 작전은 3단계로 나뉘어진다.
◆ 1단계-서지컬 스트라이크(개전직후~1시간 30분)
D-Day H-Hour, 미국은 한밤을 틈타 크루스 미사일을 이라크 군 지휘부에 날렸다. 전면전의 개시를 알리는 한 방. 단순한 버릇 고치기가 아닌 이라크 영토 점령을 위한 대규모 총력전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어 이라크의 방공포대, 야전부대, 외곽 경비부대, 레이더 시설, 항공기지 등 이라크 전역의 주요시설에 미사일이 정확히 꽂혀든다. 곧이어 들리는 항공기의 굉음. 페르시아만과 지중해에 있는 항공모함에서 발진한 F14 F18 A6,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 섬에서 발진한 B1 B2 폭격기까지 공격에 가담, 주요시설을 직접 타격하면서 이라크 전역은 순식간에 불바다로 변한다.
서지컬 스트라이크(surgical strike). 미국의 1단계 작전은 외과수술로 환부를 도려내듯이 진행하는 정밀 공격을 의미한다. 개전과 동시에 적국 전역의 주요시설을 ‘골라서’ 파괴한다. GPS(위성위치표시장치)로 유도되는 첨단 무기들은 오차 범위 1m 이내의 정확도를 자랑한다.
미국은 개전 1시간 30분 이내에 수술로 환부를 드러내듯이 주요지점을 완전히 제압했다. 1단계 작전이 마칠 즈음 동시에 2단계 작전이 펼쳐진다.
◆ 2단계-체계적인 파괴(1단계 종료 후~개전 24시간까지)
2단계 작전은 지상군 상륙을 앞둔 정리작업. 상륙 거점 지역에서 이라크의 조직적 저항을 막기 위한 작전이다. 이라크군의 중심 세력을 공격, 하부시스템을 마비시켜 지상군에 대한 저항 세력을 무력화시키려는 것. 무림의 고수가 상대방의 혈도를 공격, 팔다리를 마비시키는 것과 같은 이치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정밀 무기를 이용한 공중전을 중심으로 한다. 이라크는 군사시설을 민간인 지역에 분산 배치한 상태. 정밀 공격이 필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미국은 2단계 작전을 개전 하루만에 끝난다. 이 작전을 3일 이상 끌게 되면 작전은 실패한 것과 마찬가지. 아프간 전쟁 때는 1ㆍ2단계 작전을 1시간 30분만에 끝냈다.
◆ 3단계-누적적 파괴(2단계 종료 후~개전 6주까지)
바그다드 시내. 건물들 사이에 숨어있는 이라크 군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미국 지상군이 힘겨운 시가전을 벌인다. 전투원과 비전투원이 섞여있는 이곳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민간인 살상을 막는 일.
미 지상군은 이미 발사한 흑연 폭탄과 e-폭탄으로 모든 전력 시설을 마비시킨 뒤, 시내의 군중을 향해 초저주파음(16㎐)을 발사한다. 미군은 사람들이 구토를 하는 등 일시적으로 탈진하자 재빠르게 전투원만을 골라 제압한 뒤 거점을 확보한다.
같은 시각. 101공중강습사단과 82공수사단의 낙하병들은 이라크 곳곳의 유전에서 유전 방화를 막는다. 유전 방화는 이라크의 가장 효과적인 저항 수단. 검은 연기는 정밀무기의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한편, 급격한 유가상승을 부르기 때문이다.
한편 북부 산악지대로 낙하산 침투한 전투원들은 쿠르드 족을 지원, 반 후세인 세력을 규합하고 있다. 또 화학ㆍ생물 무기가 숨겨진 지역은 FAE(연료공기폭탄)과 네이팜 탄을 이용, 불을 질러 파괴한다.
3단계는 작전은 유전을 보호하는 동시에 이라크 전역을 장악하는 단계다. 최종 목표는 후세인 체포. 지상군 상륙은 ‘플랜B’에 따라 쿠웨이트를 거쳐 헬리콥터로 기동하는 방법과 낙하산 침투 방법을 택한다. 요르단과 터키가 기지 제공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철저히 파괴하되 민간인을 다치게 해서는 안된다는 점이 작전의 가장 큰 장애다. 민간인을 다치게 해 국제사회 여론이 악화되면 전쟁을 6주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 그래서 동원한 무기가 초저주파 무기와 같은 비살상무기다.
이렇게 3주가 흘렀다. 미군은 이라크의 주요 거점을 모두 확보했고, 특수부대 CCT(combat control team)는 계속해서 타겟의 정보를 업데이트한다. 이른바 ‘살생부’를 들고 포위망을 좁혀가는 후세인 체포조. 체포조의 역할이 종료되는 시점이 바로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의 끝을 의미한다.
구성=맹준호 기자 next@daily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