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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 이미숙 농익은 ‘요부의 초상’

 


“이제는 주연이라는 설렘보다 내가 해야 할 책임과 의무에 대한 부담이 더 커요.”

새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감독 이재용·제작 영화사 봄)에서 주연 조씨부인을 맡은 베테랑 연기자 이미숙의 각오다.

79년 ‘불새’로 스크린에 데뷔했으니 올해로 배우생활 24년째다.

의도하지 않아도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함이 자연스럽게 연기에 묻어나는 시기다.

하지만 ‘스캔들…’의 촬영에 임하는 이미숙에게서 관록이 주는 여유보다 연기에 대한 진지함과 긴장감을 더 느낄 수 있다.

그녀의 15번째 영화인 ‘스캔들…’은 여러 면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우선 한창 잘나가는 두 후배 배용준,전도연과 연기대결을 벌여야 한다.

한쪽은 안방극장과 CF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남자스타,다른 쪽은 연기력과 지명도에서 절정에 올라 있는 여배우다.

어찌보면 잘해야 본전일 수 있지만 그녀는 오히려 이런 후배 연기자들과 짝을 이룬 것을 좋은 기회로 여기고 있다.

“(배)용준이는 그렇게 열심히 하다 순직할 것 같아 걱정이 된다니까요.”

가벼운 농담조로 후배의 열성을 말하는 그녀에게서 선배의 넉넉한 마음 씀씀이를 엿볼 수 있다.

상대역뿐만 아니라 그녀의 역할 또한 만만치 않다.

이미숙이 맡은 조씨부인은 겉으로는 현모양처로 살지만 남몰래 남자들을 정복하는 것을 즐기는 조선시대 사대부의 여인이다.

그녀는 자신이 좋아했던 조원(배용준)이 숙부인(전도연)을 좋아하는 것을 눈치채고 배후에서 두 사람의 사랑게임을 조정한다.

쉽게 미워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을 지닌 요부를 표현하기 위해 섬세한 연기력이 요구되는 것은 당연하다.

“조씨부인이 가진 양면성을 어떻게 관객에게 보여주느냐를 두고 고민이 많아요. 열심히 하면 보기 드문 영화가 나올 것 같아요.”

마치 이제 갓 영화에 데뷔한 신인배우처럼 의욕이 넘치는 모습을 보며 왜 그녀가 오랜 세월 은막의 스타로 군림하는지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2003-03-18 12:4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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