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임명으로 금감위 위원장과 부위원장에 대한 인선이 18일 마무리됨으로써 새 정부의 금융감독 정책방향과 금감위 및 금융감독원의 후속 인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계는 우선 정통 재무 관료 출신인 신임 이정재 위원장과 개혁 지향의 학자출신인 이동걸 부위원장의 성향을 근거로 새 정부의 금융감독 정책이 안정과 개혁의조화속에서 추진될 것으로 관망하고 있다.

또 금감위의 경우 경제부처 1급 인사가 예정된 상황에서 상임위원 2명(1급 상당) 모두 이 부위원장의 대학 선배들이고 금감원은 부원장보 이상 임원 2명의 공석이 발생, 금융감독기구의 대규모 고위급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감독정책 방향

금융 관계자들은 이번 인사를 새 정부가 합리성과 안정성에서 점수를 받은 이위원장과 금융과 산업자본의 분리를 주장해온 개혁 성향의 이 부위원장의 장점을 취합, 시장 충격을 줄이면서 금융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옛 재무부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뒤 예금보험공사 전무, 금감원 부원장, 금감위 부위원장, 재정경제부 차관을 거쳐 시장 감각과 경제 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도 및 균형감각이 뛰어나다는 평을 얻고 있다.

이 부위원장도 합리적인 개혁자로 자신이 옳다고 믿으면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 소신파로 유명하다.

이에따라 앞으로 새 정부의 금융감독 정책은 개혁의 원칙을 지키면서 시장상황에 따라 개혁의 일정과 강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위원장도 전날 기자 간담회에서 "시급한 것은 시장 안정"이라며 "개혁도 시장상황을 고려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들 `양 이(李) 체제'는 우선 SK 파문으로 충격을 받은 시장을 안정시키는데 주력하고 시장의 요동이 멈추면 이번 파문의 근본적인 원인이었던 회계제도 개혁 등기업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근본 대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삼성생명 등 생명보험사 상장 문제, 제2금융권 구조조정 등 주요 현안 처리에 대한 가닥을 잡고 금융회사 대주주 및 주요 출자자 자격요건 강화, 대주주 및계열사 대한 금융감독 강화, 증시의 불공정거래 조사강화, 공시제도 개선 등 새 정부의 주요 금융감독 정책에 대한 추진 일정 등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감독 제도 자체 보다는 감독 당국의 의지가 더 중요하다'는 이 부위원장 의지론을 감안하면 개혁 방향이 감독 제도 개편보다 실효성 있는 감독을 위해 제재 강도 강화쪽으로 맞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이들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시장에 관한 정책에서는 조화를 이룰수 있겠지만 현재 잠복 상태에 있는 금융감독기구 개편 문제에 대해서는 서로 출신이 달라 이견을 노출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금감위.금감원, 대규모 고위급 인사 예고

금감위는 올해 50세인 이 부위원장의 입성으로 양천식(53) 위원과 이종구(53)위원 등 상임위원 2명에 대한 인사 가능성이 높아졌다.

상임위원은 임기직이지만 경제부처 1급 인사가 예정돼 있고 대학 후배가 상급자인 부위원장으로 오게 돼 이동 요인이 발생한 것이다.

상임위원 자리가 빌 경우 민주당에 나가있는 이우철 전문위원이나 재경부 인사가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정기홍 부원장의 4월 임기만료와 이성남 부원장보의 국민은행 감사 내정으로 부원장보 이상 임원급에서 두 자리가 비어 대규모 내부 승진 기대가 높다.

한편 금감위와 금감원의 국장들중에서는 이 부위원장의 고등학교 동기 동창이나 연배가 많은 간부들도 꽤 있어 업무 보고시 어색한 모습이 연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금감원의 경우 인사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