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jinbonuri.com/ 에서 전영일 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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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가면무도극
-만국의 존엄자여, 단결하라!
갖은 협박과 으름장 끝에 드디어 전쟁이란다. 부시가 이라크에 선전포고를 했다는 건 지금쯤이면 다들 들어 알 것이다. 이 소식으로 지구전체가 후끈 달아오르다 못해 한참을 들썩거리고 있다. 요컨대 이런 거다. '떠나라, 후세인. 존 말할 때'
요컨대 전혀 놀랍지 않다. 역시 똘팍 마인드의 보스답지 않은가. 조폭 신화에 사로잡힌 덜 떨어진 아새*끼 하나가 똘마니 몇 거느리고 이참에 평화를 염원하는 대다수 지구인들과 척을 지겠단다. 세상에 톡 까놓고 과시할만한 게 이토록 없단 말인가. 그러나 이러한 반문은 하지 않은 이만 못하다. 쉽게 말해 우문인 것이다. 그랬다. 그들의 행동방식은 언제나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왜냐면 부시제국 횡포의 역사 그 면면을 들여다보면, 이런 일쯤은 이미 충분히 예측 가능한 것이니 말이다.
돌아보건대, 과연 누가 '악의 축'을 문제삼았던가. 본래 '참다운 선(善)'은 '선'을 가장하지 않는 법이다. 오로지 진짜 악(惡)만이 바깥의 존재들을 악으로 명명하고 함부로 선의 자리를 참칭한다. 짐짓 자신을 '선'으로 가장하고 급기야는 '절대선'으로 둔갑하기에 이른다.
선을 가장한 부시제국이 발부한 가면무도극(假面武道劇)에 기꺼이 초대받은 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악'을 '선'으로 포장하기 여념이 없다. 그들이 자국민에게 들이대는 카드는 오로지 눈먼 '국익(國益)'뿐이다. 그들의 세계에선 '국익'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 오로지 '국가정신만이 절대선'이라고 하니 그들의 한통속 광기에 소름이 확 끼친다. 그렇다. 본래 광기는 영원한 법이다. 그들의 광기가 얼마나 극에 달아있는지 이쯤이면 구태여 찍어 먹어보지 않아도 알만하지 않은가.
간략하게 국내에 횡횡하는 광기의 예 하나만 언급해 보자. 부시의 전화통화 약속만으로 과연 북핵위기가 말끔히 사라진다는 말인가. 정말이지 '북핵의 위기'를 애꿎은 이라크민중의 생명과 바꿀 셈인가. 두고 보라. 부시는 절대로 북한을 치지 못한다. 한반도 주변엔 여러 대국의 잇권이 가로놓여 있다. 부시가 제 3차 대전을 각오한다면 모를까. 무엇보다 얻는 것 보다 잃을 게 더 많다. 그 정도의 간단한 셈은 아무리 저능한 얼라 부시라 하더라도 모를 리 만무한 것이다.
게다가 생각해 보라. '국익'이라고 하면 과연 '누구의 국익'이란 말인가. '철저하게 기득권자들에게 포맷되어 있는 국익'이지 않은가. 군수자본과 석유자본의 대리전쟁에서 국가가 내걸 수 있는 명분은 딱 하나뿐이다. '국익을 위해선 타국인의 준엄한 생명엔 질끈 눈을 감을 줄 알아야 한다. 별 수 없지 않은가'
이것은 지독한 배타주의다. 나의 안락한 삶은 타인의 피와 죽음 위에서 춤춘다. '피의 축제 위에서만 등 따시고 배부르다'는 이토록 잔혹한 논리. '나의 존엄이 보장받을 수 있는 건 언제나 타인에 대한 무차별한 징벌과 학살을 통해서만 성립 가능하다'는 이토록 기막힌 논법에 동조하는 자들은 과연 누구인가. 그대들의 존엄을 위해 국가가 해 준 건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국가가 나를 위해 해 주어야 하는 건 과연 무엇이어야 옳은가. 언제까지 국가, 국가, 국가의 하수인이 되어 그대들의 멘탈리티와 삶을 송두리째 저당 잡힐 셈인가.
지금의 부시는 히틀러의 재림이자 판박이고, 지지선언도 모자라 자국의 군대까지 파병하길 기꺼워하는 똘마니들은 부시 보스의 영원한 딱까리다. 이것은 게슈타포 부활신드롬의 적극적인 반영이다. 기막힌 노릇이나 언제나 그랬다. 파시즘은 단 한순간도 역사에 묻히지 않았다. 역사가 엄청한 대가를 치르고 파시즘을 장래 치렀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독일은 패전했으나, 파시즘은 결코 참살 당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 무릇 파시즘의 본질은, 권력에의 맹신프로그램이 무한 생산한 저능아프로젝트의 일환으로써 언제고 거침없이 작동하고 때마다 어김없이 귀환해왔다는 데에 있다.
유엔 헌장은 '국제적 분쟁을 평화적 수단에 의해, 또한 정의와 국제법의 원칙에 따라 해결한다(1조)'를 여기까지 옮겨가며 논거로 삼을 필요도 없다. 구태여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는 헌법정신까지 들먹거릴 필요 따위 없다. 허울뿐인 명문화된 문장 몇 쪼가리가 과연 그대의 존엄을 온전히 지켜낼 수 있다고 보는가.
오로지 연대의 정신과 실천뿐이다. 타인과 존엄을 자국의 이익으로 치환하고 덮어버리려는 행위는, 거꾸로 자신의 존엄이 국익에 따라 저울질되어도 좋다는 것이나 진배없다. 인간이 이 보다 더 우매해질 순 없지 않는가. 이토록 간단한 논리를 자기화하지 않는 것, 그건 이성에 대한 기만이자 광기에의 추락이다. 언제까지 머리와 손발이 따로 노는 꼴을 직시해야 한단 말인가.
패도(覇道)의 정치는 이른바 폭력에 대한 맹신에서부터 비롯된다. 부시제국의 횡포에 결연히 맞서라. 이건 그 무엇보다도 바로 자기 존엄에 대한 불변의 가치를 그 누구의 변호도 없이 오로지 스스로 증명하는 행위가 될 것이다.
만국의 존엄자여, 단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