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남부의 나시리야에서 이라크군에 포로로 붙잡힌 미군4명과 여군(상단 오른쪽)1명이 이라크 TV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을 23일 카타르의 알 자지라 방송이 방영하고 있다. [AFP]
아랍권을 대변하고 있는 알 자지라 방송은 23일 개전 이후 처음으로 미군의 시체 4구와 포로 5명을 공개해 충격을 주었다. 이들은 전날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 전투에서 숨지거나 부상당한 미군들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이들 중 4명의 전사자는 피 묻은 위장 군복을 입고 있었으며 일부는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 시체보관소에 누워 있었다. 5명의 포로 중 3명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고향인 텍사스 출신이고 자신을 각각 죠셉과 에드거라고 밝혔다. 이 중에는 여군도 있었는데 자신을 샤우나(30)라고 밝혔다. 나머지 2명은 뉴저지 출신의 제임스 릴리 하사, 캔자스 출신의 피터 밀러라고 밝혔다. 이들은 텍사스에 본부를 둔 507공병부대 소속이라고 밝혔다.
알 자지라 방송은 이들과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밀러는 영어로 “왜 이라크 사람들과 싸우려고 왔느냐”는 질문에 “누구를 죽이러 온 것이 아니다. 공격 받으면 사격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죠셉은 “나는 명령에 따를 뿐”이라고 말했고, “여기서 만난 이라크 사람들이 꽃을 들고 반겼느냐 총을 들고 반겼느냐”는 계속된 질문에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또 얼굴에 찰과상을 입은 에드거는 반복해서 “쿠웨이트를 거쳐 이라크로 들어왔다”고만 대답했다. 이들 중 한 명은 “부대에 장교가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겁먹은 표정으로 “저는 알 수 없습니다(I don't know, sir)”라고 존댓말로 답했다. 알 자지라 방송은 이 과정에서 자주 시체 4구를 비췄다.
이에 대해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날 CBS방송 등에 출연해 “이라크 당국은 포로 보호 등을 명문화한 제네바협정을 명백히 위반하고 있다”며 “전쟁 포로들에게 굴욕감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군 캠프에는 수천명의 이라크 포로가 있었지만 우리는 그들의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미 중부군사령부의 존 알레만 원사는 “이라크군이 시체를 보여주는 것은 도덕적으로 옳지 않으며 특히 TV를 통해 이런 장면을 보여주는 것은 정치적 공세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알 자지라 방송이 방영한 직후 이들 포로들의 가족에게 이러한 사실을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