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습지 증발로 생태학적 재앙 직면
(서울=연합뉴스) 한천식 기자= 영국-미국 양국군 탱크들이 바그다드로 진격하고 있는 지역에서 소택지(沼澤地) 고갈과 이로 인한 희귀 동식물 멸종위기 등 생태학적 재앙이 점증하고 있다는 새 증거를 유엔환경계획(UNEP)이 제시했다고 영국 BBC인터넷판이 22일 보도했다.
최근 위성사진 판독 결과에 따르면, 메소포타미아 습지들 가운데 채 7%도 못되는 땅만이 이같은 재앙을 모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곳은 티그리스, 유프라데스 두 강이 합수하는 지역으로, 일부 학자들이 성서 속 에덴동산으로 믿고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지난 2000년에 이 곳의 자연 습지들 가운데 90%가 두 강의 흐름을 가로막는 상류 댐 건설과 배수공사로 사라진 것으로 추정됐었다.
그러나 UNEP가 최근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란 접경지대에 걸쳐 있는 나머지 습지들 가운데 말라버린 곳이 당초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긴급 조처가 취해지지 않는 한 이들 습지가 3∼5년내로 완전히 사라져버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때 도처에 널려 있던 습지들 가운데 상당 부분이 오늘날 황무지로 변함에 따라 현지 주민들은 물론 야생동식물에도 커다란 문제를 던져주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따오기(Sacred Ibis)와 담수어 일종인 아프리카 시어(矢魚)(African Darter)는 멸종 직전의 위기에 처해 있다.
이 지역 습지의 건조화는 또한 습지 환경에 문화적 뿌리를 둔 이른바 `습지 아랍인들'의 생활에 큰 위협을 주고 있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자신의 정권에 반대하는 습지 주민들을 탄압하기위한 수단으로, 그리고 이란-이라크전 중 탱크를 전진시키고자 습지를 고의로 고갈시켰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이 문제는 터키와 시리아의 상류 댐들이 이라크쪽으로 흘러드는 두 강의 흐름을 감소시킴에 따라 국제문제화됐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일루수(Ilusu) 프로젝트를 비롯, 티그리스강 일대에 계획중인 새로운 터키 댐들이 상황을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클라우스 퇴퍼 UNEP 사무총장은 세계 물의 날인 22일 교토 세계물포럼 회의에서 이같은 정보를 공개하면서 현재의 걸프전이 끝나면 UNEP는 미국을 위시한 국제 파트너들과 함께 이 지역 습지의 부활에 관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노력에는 이 지역 담수자원 관리를 위해 티그리스, 유프라데스 유역의 모든 국가들간 상호 협력이 포함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hcs@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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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3/24 11:0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