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이라크전 개전에 따라 국내외 일각에서 거론되는 "이라크 다음은 북한"이라는 북핵사태의 위기감을 해소하는데 직접 나섰다.
노 대통령은 24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중구난방식 추측으로 북핵위기를 평가분석해서는 안되며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미국의 책임있는 당국자가 여러 차례 나를 만나 `북한은 이라크와 다르며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북한 공격 가능성을 거론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미국의 책임있는 당국자 얘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노 대통령의 언급은 `이라크전 이후 북한이 다음 타깃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는 동시에 만의 하나 있을지 모를 부시 행정부의 그같은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이라크 전쟁이 북핵사태의 평화적 해결 분위기를 저해하지 않도록 한다는 대원칙 하에 오는 26일부터 31일까지 이루어질 윤영관(尹永寬) 외교장관의 미.일 순방과정에서 이를 집중 논의할 방침이다.
윤 장관은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의 한미 외무회담에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원칙을 거듭 확인한 뒤 구체적인 외교해결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향후 이라크전의 단기전 종료 여부에 따라 북핵사태에 미칠 영향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라크군의 저항이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미.영 연합군의 피해가 속출하는 것은 물론 세계 곳곳의 반전여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라크전이 길어질 경우 부시 행정부의 입장이 곤혹스러워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반면 오히려 북핵문제라는 관점에서는 미국내에서 `북미 협상론'이 상당한 힘을 받게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상태에서 이번 전쟁이 어떻게 진행되고 언제 끝날지 정확히 예상할 수는 없다"면서 "다만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내에서 대북 대화론이 힘을 얻을 가능성이 많다는게 일반적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북한이 이라크전을 틈타 당장 무기급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는 핵재처리시설 가동 등 극단적 조치를 취할 경우 상황은 급변할 것이라는 게 정부 안팎의 일치된 견해이다.
북한의 추가 핵위협은 이라크전이 장기전화 될 경우 미국의 손상된 자존심을 만회할 수 있는 또 다른 명분을 줄 수 있고, 이라크전이 단기간에 끝날 경우에는 부시행정부내 강경파의 `힘의 논리'를 더욱 굳혀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만일 북한이 이라크전 와중에 극단적 모험조치를 취할경우 북핵문제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국면에 접어들게 될 것"이라면서 "북한을 상대로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도록 여러 경로를 통해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