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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한판 남았다"

 
PO 4강전 2차전 코텐 또 제압 … 챔프전행 눈앞

'강한 활을 떠난 화살도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비단 한장을 뚫기 어렵다'고 했다. '여수발 특급열차' 코리아텐더의 연료가 다했는가. 금방이라도 시동이 꺼질 듯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스피드는 사라졌고, 엄청난 화력을 뽐내던 장거리포도 번번이 목표물을 벗어났다. 대구역 통과가 힘겨워 보인다.

프로농구 정규리그 1위 동양 오리온스는 강했다.

동양은 24일 대구에서 벌어진 플레이오프 4강전(5전3선승제) 두번째 경기에서 마르커스 힉스(34득점)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87-76으로 승리했다. 2연승한 동양은 남은 세 경기 가운데 한 경기만 이기면 지난 시즌에 이어 다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해 정규리그.플레이오프 통합 타이틀에 도전하게 된다.

코리아텐더는 잔매에 멍들어갔다. 동양은 전반까지 '큰 주먹'을 휘두르지 않았다. 완벽한 기회가 아니면 슛을 아끼던 힉스가 3쿼터에만 16득점을 퍼부었다. 동양의 김진 감독이 마침내 '결정적인 무기'를 꺼내 든 것이다. 3쿼터가 끝났을 때 65-53, 4쿼터 4분30초쯤엔 76-59로 벌어졌다. 여기서 끝난 경기였다.

코리아텐더의 진정한 무기는 져도 잃을 것이 없다는 홀가분한 자세다. 하지만 코리아텐더가 삼성을 깨고 4강에서 만난 동양은 정규리그 3승3패를 기록한 '해볼 만한 상대'였다. 홀가분한 자세는 사라지고 선수들은 결의에 불탔다. 1차전에서 아깝게 패한 후 이 결의는 오히려 선수들을 얽어매는 족쇄가 됐다.

코리아텐더의 이상윤 감독대행은 차분히 경기를 풀고 싶었다. 그러나 차분한 경기로는 지난 시즌 챔피언 동양을 무너뜨리기 어려웠다.

동양을 어려운 상대로 보았다면 사생결단으로 부딪치는 경기를 했겠지만 이길 수도 있다는 희망에 사로잡힌 코리아텐더는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혀 놓고 말았다.

대구=허진석 기자





블루베리
2003-03-24 21: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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