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100오픈 3회전 역전승…사상 첫 진출
“8강도 자신 있다.”

거칠 것이 없다. 이 같은 기세라면 8강, 준결승도 어렵지 않다. 한국 테니스의 희망 이형택(27ㆍ삼성증권)이 한국인 사상 처음으로 마스터스 시리즈 16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3회전(32강) 승리 후 “발리감이 아주 좋았고 네트 플레이도 만족스러웠다. 이 정도 컨디션이면 16강전에서도 이길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형택(세계 랭킹 59위)은 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나스닥100오픈(총상금 325만 달러) 3회전에서 스페인의 노장 왼손잡이 프란시스코 클라베트(35ㆍ세계 178위)에 2_1(4_6 6_2 6_1)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1세트에서 서비스 난조와 실책을 연발해 4_6으로 패했으나 2세트부터 과감한 서브앤발리와 첫 세브 성공률을 높이며 클라베트를 압도했다.

16강 상대는 미국의 떠오르는 샛별 로비 기네프리(21ㆍ세계 61위). 최근 열린 마스터스시리즈 퍼시픽라이프오픈에서 이형택을 2_1(7_6 4_6 6_4)로 꺾고 8강에 진출하는 등 물오른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주원홍 삼성증권 감독은 “두 선수가 지난 번에 맞붙은 바 있어 서로를 잘 알고 있다. 기네프리도 자신감에 차 있지만 (이)형택이도 대단한 상승세”라고 말했다.

이번 나스닥100오픈은 ‘제5의 그랜드슬램’이라 불릴 정도로 9개 마스터스시리즈 중 총상금이나 출전 선수 면에서 단연 최고다. 이형택의 16강 진출의 의미가 그만큼 크다는 뜻.

이형택은 또 이번 대회 호성적으로 세계 랭킹 50위권 진입이 점쳐진다. 이번 16강 진출로 앤트리 시스템에 의거한 75점의 랭킹 포인트를 획득, 총 742점의 포인트로 50위 정도에 랭크될 전망.

만약 8강 진출로 125점을 얻게 되면 이덕희씨가 기록한 한국인 최고 랭킹(1983년 1월 31일ㆍ세계 47위) 경신 역시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배호준 기자 dangran@daily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