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경유승용차 허용 방침에 따라 자동차업계에 일대 지각 변동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휘발유 승용차 일색인 자동차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연료비가 저렴한 경유 승용차쪽으로 소비자들의 수요가 옮겨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방침에 대한 업체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자동차 업계에 당분간 진통이 뒤따를 전망이다.
◇희비 교차한 업계=이날 정부 방침에 대해 현대·기아차는 ‘환영’의 뜻을 표시했으나 GM대우와 르노삼성차 등은 거세게 반발했다. 업체간 반응이 엇갈리는 것은 이번 조치가 향후 경유 승용차 시장의 주도권 향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01년 2월부터 ‘유로-3’ 기준에 맞춰 준중형 경유 승용차를 만들어 수출해왔다. 2005년에 국내 판매가 허용되자마자 즉각 ‘유로-3’ 기준의 경유 승용차를 선보일 수 있는 입장이다. 하지만 GM대우 등은 2006년쯤에야 ‘유로-3’ 또는 ‘유로-4’ 기준의 차량을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다.
따라서 GM대우 등은 “이번 조치가 경유 승용차의 초기 국내 시장을 사실상 현대·기아차에 넘기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GM대우차 등은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경유 승용차를 허용할 경우 배기가스 안의 유해물질 규제를 더욱 엄격히 규정한 ‘유로-4’를 적용해야 하는데도 그보다 약한 ‘유로-3’에 맞추도록 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경유 승용차가 많이 보급된 유럽에서는 현재 ‘유로-3’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나 2005년부터는 ‘유로-4’ 기준을 적용토록 돼있다.
◇국내 경유 승용차는 어떤 게 나올까=현대·기아차는 2005년 초 유로-3 기준의 경유 승용차를 내놓고 같은해 10월부터는 유로-4 기준에 맞는 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기아차가 2005년에 유로-3 기준에 맞춰 국내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경유 승용차는 1,500?준중형 승용차로 베르나, 아반떼XD 등이 해당된다.
반면 GM대우차와 르노삼성차는 일단 유로-3 기준의 승용차 시장은 포기하고 유로-4 기준의 차를 2005년 중에 내놓아 현대·기아측과 맞붙는다는 계획 아래 연구를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이 두 회사가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도 2005년에 차를 선보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준호기자 jun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