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이 시작된지 10일이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도 미군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 단서조차 찾지 못하자 조지 W 부시 미국행정부가 초조해하고 있다.
부시대통령은 개전에 앞서 “사담 후세인의 WMD를 무장해제해야 한다”는 것을 명분으로 제시했다. 따라서 이번 전쟁에서 이라크 의 WMD를 찾아내지 못하면 유엔은 물론 미국 내에서도 ‘석유 때 문에 명분없는 전쟁을 일으켰다’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같은 초조감을 반영하듯 부시대통령은 지난 26일 플로리다 맥 딜공군기지 방문때 “이라크에서 공포의 무기를 몰아내야 한다” 고 주장한 데 이어, 27일 미·영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는 “W MD를 발견하면 전쟁의 정당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 다.
미·영연합군은 개전 직후부터 이라크 남부 바스라와 중부 나시 리야, 나자프 등지에서 이라크의 생화학무기보유 단서를 찾으려 했으나 실패했다. 특히 미군정보당국은 움카스르 부근 항구의 무 기창고를 샅샅이 뒤졌으나 아무런 혐의도 찾지 못했다.
이 때문에 최근 국방부와 국무부 관리들은 깊은 회의에 빠져 있 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이라크의 WMD문제 와 관련,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현재 그 증거를 찾고 있는데 궁극적으로 발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을 정도다.
현재까지 국방부가 제시한 것은 화학무기제조지로 추정되는 나자 프 부근의 한 공장과 나시리야의 한 공장에서 찾아낸 생화학전 대비용 방호복과 가스마스크 정도다. 그러나 이것은 이라크가 생 화학무기를 제조·보유하고 있다는 증거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국방부 관계자들이 더 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의 무기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다음 세가지로 추정하고 있다. 첫째, 후세인이 최종적인 국면에 사용 하기 위해 은닉했을 가능성, 둘째, 최측근 엘리트 군인들에게 맡 겼을 가능성, 셋째, 전쟁에 대비, 국외로 밀반출했을 가능성 등 이다.
그러나 군사전문가들은 부시행정부가 이라크의 WMD보유가능성을 과대포장해 전쟁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이라크는 1991년 걸프전 이전에 충분한 양의 생화학 무기를 보유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걸프전 당시 연합군 폭격으 로 대부분 파괴됐고, 그 이후에는 유엔무기사찰단에 의해 샅샅이 사찰을 받았기 때문에 제조를 제대로 못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라크의 W MD문제는 조기결론을 낼 일이 아니며 좀더 충분한 근거와 정보를 모아야 보유여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미숙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