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와 배신, 질퍽한 춤과 재즈 넘버로 가득한 매력적인 뮤지컬 ‘시 카고’는 일찍부터 할리우드가 탐내던 작품이었다. 그러나 뮤지컬을 스크린으로 그대로 옮긴다는 것은 녹록치 않은 작업이었다. 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타인은 검증된 기성감독들을 배제하고 무대연출가 롭 마 샬을 감독으로 지명했는데, 그것은 결과적으로 매우 성공적이었다.
롭 마샬은 제일 처음 ‘시카고’를 브로드웨이 최고의 뮤지컬로 인정 받게 한 밥 포시의 안무와 음악 작업을 좀더 영화적으로 다듬었다. 그리고 자신과 함께 공연했던 최고의 팀을 불러들였다. 그는 골디 혼 과 마돈나, 브리트니 스피어스, 미라 소르비노, 샤를리즈 테론 같은 쟁쟁한 후보들 대신 캐서린 제타 존스와 르네 젤위거를 선택했다. 시 카고 보드빌계의 최고의 스타이자 팜므 파탈적 성향을 가진 벨마 켈 리에 캐서린 제타 존스를 캐스팅한 것은 대성공이었다. 그녀는 오랫 동안 뮤지컬 배우로 활동한 경험이 있었다. 몸에 밴 춤과 노래 실력 은 영화 속에 고스란히 녹아난다. 무대 위의 스타를 동경하는 평범한 주부 록시 하트 역의 르네 젤위거는 어떤가. 오디션에서 단 두 번의 스텝을 밟을 때 재능을 알아봤다는 롭 마샬의 얘기처럼 그녀는 ‘시 카고’에서 요부와 백치의 모습을 동시에 갖고 있는 금발의 여자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어느 날 밤. 시카고에서 두 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범인은 불륜 관계에 있던 남편과 여동생을 죽인 보드빌 스타 벨마 켈리와, 스타로 만들어주겠다며 자신을 속인 정부를 살해한 록시 하트. 두 사람에게 모두 사형이 언도되고, 시카고는 이 사건으로 떠들썩해진다. 이제 이 들에게 남은 선택은 가만히 앉아서 죽던가, 아니면 언론플레이를 통 한 쇼 비즈니스에 운명을 걸어보는 것이다. 여기에 한 번도 재판에서 진 적이 없는 교활한 변호사 빌리 플랜이 끼어들면서 이 영화는 점점 흥미로운 세계로 빠져든다.
변호사 빌리 플린이 록시 하트에게 자신이 시키는 대로 하라는 대목 에서 보여주는 ‘꼭두각시 춤’과 층층이 쌓아진 사각형의 감방세트 안에서의 ‘무희들의 군무’ 등 몇몇의 신들은 비록 뮤지컬에서 차용 한 것이라고 해도 영화사에 남을 명장면이다.
▶Tip◀
뮤지컬 ‘시카고’ 1926년 겨울, 뉴욕의 작은 보드빌(노래와 춤, 재담, 그리고 짧은 드라마를 공연하는 버라이어티 쇼) 극장에서 ‘시 카고’가 초연 되었을 때 사람들은 이 선정적인 쇼에 점점 빠져들었 다. 이 매력적인 이야기는 곧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었고(1928년), 십여 년이 흐른 1942년 ‘록시 하트’라는 영화의 토대가 되었다.
안무가이자 제작자인 밥 포시는 ‘시카고’를 재즈 넘버로 가득한 뮤 지컬로 재창조한 인물. 보드빌 배우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부터 보고 자랐던 여배우들의 질퍽한 몸짓과 춤을 작품 속에 옮겨 놓 았다. 그는 브로드웨이에서 볼 수 있는 거대한 무대메커니즘 없이 주 연 배우들의 연기력과 완벽한 노래, 그리고 열정만으로 작품에 생기 를 불어넣었다.
1996년 다시 재연되어 지금까지 높은 관객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이 작품은 2년 뒤인 1998년 토니상 6개 부문을 석권하고, 올리비어상과 그래미상 등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감독:롭 마샬 / 주연:르네 젤위거, 캐서린 제타 존스, 리차드 기 어 / 등급:15세 이상 / 개봉관:서울, 메가박스, CGV, 대한, 시네 코아, MMC, 명보, 롯데, 중앙, 시네시티 / 개봉일:3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