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파병 여부가 국민적 관심사인 된 가운데, 파병을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가 한나라당 경남도지부를 방문하고 입장을 전달하려 했으나 문이 잠겨 있는 바람에 전달하지 못하고, 지부 사무실 앞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하는 일이 발생했다.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의도적으로 문을 닫아 놓았다"며, "이는 국민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하는 정당의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라며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경남도지부 관계자는 "당직자 단합대회중"이라 해명했다.
경남지역 65개 시민사회단체로 모인 '살인미군 처벌, 부시 직접사과, 소파 전면개정을 위한 경남운동본부'(이하 경남운동본부)는 3월 27일 오후 3시경 창원에 있는 한나라당 도지부 사무실을 방문, 성명서를 전달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문이 잠겨 있어 입장을 전달하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경남운동본부'는 비슷한 시간에 한나라당 창원갑(김종하) 창원을(이주영) 마산합포(김정부) 마산회원(강삼재) 지구당 사무실을 방문, 같은 성명을 전달할 예정이었으나 모두 문이 닫혀 있었다고 밝혔다.
'경남운동본부' 조유묵 공동집행위원장은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판단하겠지만, 파병 여부는 중요한 문제다. 대부분의 한나라당 의원들이 파병에 찬성하고 있어, 도내 시민단체의 입장을 정리해 파병 반대하는 성명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
이어 그는 "정당은 국민이나 시민단체가 찾아가서 입장을 전달하고, 입장을 전달받기 위해 기다려야할 판인데도 의도적으로 문을 닫아 놓고 나타나지 않는 것은 대의정치의 근본을 흔드는 행위"라고 말했다.
'경남운동본부'는 28일 오전 한나라당 도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라크 침략전쟁 국군 파병 동의안 국회 본회의 통과 반대를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경남운동본부'는 28일 오후 5시까지 도지부 사무실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였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경남도지부 조남규 사무처장은 28일 오후 전화통화에서 "오래 전부터 계획된 것으로, 당직자 십수명이 단합대회 중이며, 현재 등산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산에서 등산하느냐"고 했더니 조 사무처장은 "그 정도만 알라"면서 전화를 끊어버렸다.
경남운동본부, 경남 한나라당 의원 '파병 반대' 동참 촉구
'경남운동본부'는 28일 성명을 내고, 경남지역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파병 동의안에 반대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경남지역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은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이번 이라크 전쟁에 대해 반대할 것"과 "미국의 대이라크 전쟁에 대한 한국정부의 전투요원, 비전투요원, 전쟁물자와 자금 등 일체의 지원에 반대할 것"을 촉구했다. 또 "국회 본회의 소집 전에 이라크전 한국군 파병동의안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도 함께 촉구했다.
'경남운동본부'는 "국회의원들이 양심에 따라 이번 파병동의안에 부표를 던질 것을 촉구한다"면서, "국익과 실리라는 명분으로 불법적 침략전쟁에 파병을 하는 것은 한국이 전범국가라는 오명을 쓸 수가 있고, 한반도 평화정착에도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 설명.
그러면서 '경남운동본부'는 이번 표결 결과에 대해서는 2004년 총선에서 중요한 후보 평가 근거로 삼을 것이라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성명서를 낭독한 임수태 민주노동당 경남도지부장은 "이라크 침공은 이라크인의 대량 학살과 야만적 살육이기에, 그에 대해 우리 정부가 미국을 지지하거나 군대를 보내서도 안된다"면서, "한나라당 경남지역 의원들이 파병에 대부분 찬성하고 있어 이를 저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