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병원 진료실의 풍경은 이렇다. 의사는 환자를 진료하면서 환자의 증상을 차트에 일일이 써서 기록한다. 간호사는 이 차트를 건네받아 환자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
하지만 이 같은 진료실 풍경은 태블릿PC의 보급이 활성화하면 추억의 장면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태블릿PC를 이용하면 A4용지 크기의 액정화면(LCD)에 디지털 펜으로 글을 써 입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입력한 문서는 파일로 전환해 향후 진료자료로도 활용된다. '차세대'로만 인식돼온 태블릿PC가 서서히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업계는 지난해 말 처음 선보인 이후 전세계에 7만2천여대 정도가 팔린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말 이후 2천여대가 팔렸다. 전체 PC판매 대수에 비해선 아직 미미하지만 당초 예상보다는 보급량이 많은 편이다.
◆어떤 제품 있나=태블릿PC는 키보드 대신 펜으로 쓰는 것은 물론 무게가 2㎏ 이하에 불과해 가볍다는 것도 장점이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태블릿PC 세 종류는 모두 이런 특징에 적합하다.
한국후지쯔는 스타일리스틱 ST시리즈를 발표했고, HP는 '컴팩 테블릿PC TC100'을 판매 중이다. 대만의 PC메이커인 에이서는 국내 총판인 오앤씨테크놀로지스를 통해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들 제품은 모두 키보드 기능도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후지쯔 제품은 무선 적외선 방식을 채택, 무선상태에서 키보드를 조작할 수 있다. HP는 키보드가 착탈식이다. 필요할 때마다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다.
에이서의 태블릿PC는 키보드 일체형이지만 키보드를 접을 수 있다. 모니터는 10.4인치. 이들 해외 3사는 올 하반기에 또 다른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중앙처리장치(★) 성능을 향상시킨 제품들이다. 삼성전자 등도 올해 중 태블릿PC 개발과 판매를 검토 중에 있다.
◆어디에 적합하나=이동이 많고 데이터 입력을 자주 해야 하는 직업군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제품이 개발됐다. 의사.보험설계사.제약업체 영업사원 등이 주 타깃이다. 태블릿(tablet=사무용 메모장)이라는 말을 쓴 것도 이런 기능 때문이다.
가볍기 때문에 들고 다니기 편한 데다 키보드 조작없이 노트에 필기하듯 주요 상담내용을 입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후지쯔 PC사업부 김기진씨는 "개인고객보다 기업고객, 특히 영업위주의 회사나 의료기관 등을 상대로 집중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남은 과제는=우선 가격이 바싸다.태블릿PC는 인텔의 펜티엄3 중앙처리장치(후지쯔와 에이서) 또는 트랜스메타사의 중앙처리장치(HP)를 장착했다. 메모리는 2백56메가바이트급이다. 그런데도 가격은 2백50만원 이상이다. 동급 노트북PC에 비해 최고 50%가량 비싸다.
쓰는 방법도 익숙지 않아 소비자들에게는 낯선 제품이다. HP 관계자는 "키보드 조작이 서툰 장년층이나 컴맹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펜으로 쓴 내용을 파일로 전환시키는 등의 절차가 번거로워 오히려 "쓰기가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때문에 가격이 좀 더 내려가고 사용법이 익숙해지지 않는 한 앞으로 3~5년 안에 주류제품으로 떠오르기는 힘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올해 약 40만여대의 태블릿PC가 팔려 전체 노트북PC 시장의 1%선에 머물 것으로 예측됐다.
김종윤 기자 yoonn@joongang.co.kr 사진=김태성 기자 tskim@joongang.co.kr
★인간이 생각하고 계산할 수 있는 것은 두뇌가 있기 때문입니다. 중앙처리장치는 컴퓨터의 두뇌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컴퓨터가 데이터를 처리하고 계산하고 명령을 하려면 중앙저리장치가 작동해야 합니다. 영어로는 Central Process Unit(CPU)라고 하며 줄여서 프로세스라고 부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