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동맹군의 공습으로 이라크 바그다드 시내의 정부기관 건물은 물론, 민가까지 폭격당했으며, 지난 26일에는 상가 건물이 폭격을 맞아 민간인 38명이 한꺼번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은 경남평화연대(준) 소속으로 이라크 현지에서 반전평화팀으로 활동하고 있는 배상현(28)씨가 28일 오전 마산 '열린사회 희망연대'(www.hopenews.or.kr. 상임대표 김영만)에 보내온 전자우편을 통해 밝혀졌다.
배씨는 "이라크 현지 시각으로 27일 새벽 1시쯤 전자우편을 썼다"면서, "현지 날씨는 모래바람으로 밖을 다니기 힘들 정도이고, 모래바람 때문에 반전평화 활동도 활발하게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배씨는 "이라크 반전평화팀은 폭격을 맞은 민가지역에 대한 조사도 벌였다"면서 "순식간에 7채의 집이 날아가 버렸다"는 목격담을 알려왔다.
배씨는 또 "폭격기들은 민가며 정부기관 건물이고 할 것 없이 폭격을 해댄다'면서 "하루 전날인 26일 오후 바그다드 시내 한 상가 건물이 폭격을 맞았는데, 그 자리에서 38명이 사망했다"고 현지의 급박했던 상황을 전해왔다.
배씨는 "거리는 온통 피바다가 되어버렸고 모두들 놀라 제정신들이 아닌 듯 보였다"면서, "잠시 하늘이 개인 틈을 놓치지 않고 또다시 폭격을 해대는 터라 그만 줄여야겠다. 이들의 피눈물이 고여 바다를 이루어 온 사막이 붉게 물들지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호텔에서 쫓겨난 상황 설명, 정수시설 지키며 각종 활동
배씨는 최근 호텔에서 쫓겨났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변전소에서 나와 반전평화팀 한상진씨와 합류해 있다가 예상치 못하게 폭격 장면을 촬영하게 되었고, 이것이 문제가 되었다는 것. 배씨는 "스파이로 오해받아 호텔에서 쫓겨났다"면서 "이라크 당국은 반전평화팀 인간방패(휴먼쉴드) 명단에 오른 사람들은 모두 관리대상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배씨는 호텔에서 쫓겨난 뒤 다른 반전평화팀과 함께 정수시설로 자리를 옮겨, 생활하고 있다. 그는 그곳에서 5명이 천막을 치고, 시간별로 불침번을 서며 바그다드 시민들이 먹는 물을 지키는 일을 하고 있다.
배씨는 또 "반전평화팀은 24일 오전 폭격 현장을 둘러보았다는 데 대통령궁이며 외무부 건물 등 정부청사가 폭격을 맞아 무너져 내렸다"면서 "곳곳에서 불기둥이 솟아 검은 연기들을 뿜고 있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주변에 철조망을 치고 있는 것이 이라크 정부에서 하늘을 가리기 위해 고의적으로 불을 놓은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배씨는 "거리 곳곳에서 탱크와 장갑차를 볼 수 있었다"며, "시가전을 준비하는 모양이다. 아마 이렇게 준비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듯 차에서 내리지는 못하게 하고 주변만 둘러보는 정도였다"라고 설명했다.
안타까운 민간인 이야기도 들어, 13살 어린이 다리 부러져
이라크 현지에 있는 반전평화팀은 25일 바그다드의 한 병원에 가서 폭격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만나 보았다. 배씨는 "그곳에서 보게 된 사람들은 정말이지 눈물이 나와 뭐라고 위로 말조차 해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무함마드 형제는 가족들끼리 모여 얘기 나누던 중에 폭격을 당해 가족 3명을 잃고 형제가 함께 입원 중이었고, 알리 후세인훌랑이라는 할아버지는 지붕을 수리하던 중에 폭격을 당해 4m 높이에서 떨어져 팔 다리 골절을 입고 이웃의 도움으로 병원으로 왔다고 했다"면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하르트 자슴이라는 어린이는 이제 겨우 13살이었는데 다리가 부러지고, 시력을 잃었다고 했다. 또 어떤 이는 온몸이 작살나버린 채로 겨우 숨만 쉬며 모진 생명을 이어가고 있는 이도 있었다. 너무나 많은 이들이 고통에 신음하고 있었다."
이라크 현지에서는 "미국 딕 체니 부통령의 딸도 '인간방패'를 선언하고, 요르단 암만에 들어와 있다"는 소문이 있다고 배씨는 알려왔다. 배씨는 이와관련 "다 이라크 국민을 위한 것이라며 폭격 중에도 유전의 안전을 확보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떠들어대던 미국에 한방 먹인 것 같이 속이 시원해지는 순간이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