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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병현 사구·땅볼처리…희섭 "형 4선발 축하"

 


지구를 반 바퀴나 돈 먼 땅. 한반도 남녘 빛고을 광주에서 두 달 차이로 세상에 태어난 두 남자가 만났다.

국적과 인종을 뛰어 넘어 최고 실력을 갖춘 남자들만의 승부가 펼쳐지는 메이저리그에 마주 선 두 한국인은 분명 웃고 있었다.

그 웃음 속에는 서로에 대한 존경과 자랑스러움도 그득 배어 있었다.



김병현(24·애리조나)과 최희섭(24·시카고 컵스)이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사막 한가운데 세워진 뱅크원볼파크에서 시범경기 마지막날 맞대결을 벌였다.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의 한국인 투수와 타자 간의 만남. 98년 박찬호(당시 LA다저스)와 서재응(뉴욕메츠)이 투수로 서로 대결을 펼친 적은 있지만 투수와 타자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병현과 최희섭은 광주일고를 함께 다닌 1년 선후배 사이. 광주일고 시절 그들의 팀은 천하무적이었고,그래서 그들은 최고였다.

비록 팀은 다르지만 이제 메이저리그 최고가 되기 위해 제 갈길을 가고 있는 두 남자의 대결은 불꽃이 튀었다.

4선발을 확정지은 김병현은 정규시즌을 앞둔 마지막 시험 무대. 개막전 선발 1루수 출전을 보장받은 최희섭도 확실한 자리를 다지기 위해 양보할 수 없는 한판이었다.

첫 대결은 김병현의 승리였다.

김병현은 2회 선두타자로 나선 최희섭을 4구만에 2루 땅볼로 잡아냈다.

볼카운트 2-1에서 몸쪽 체인지업을 최희섭이 놓치지 않고 받아쳤으나 2루 정면 타구.

3회 두 번째 만남에서는 최희섭이 아쉬움을 남겼다.

이미 3점째를 내주고 2사 1·2루 위기에 몰린 김병현의 초구가 최희섭의 오른 엉덩이 부분을 강타했다.

김병현은 미안한 듯 마운드를 내려와 홈플레이트 쪽으로 걸어 갔고,최희섭은 애써 고개를 돌린 채 웃음을 지으며 1루로 향했다.

둘의 맞대결은 아쉽게도 그 걸로 끝이 났다.

김병현은 “한국사람끼리 대결이었지만 팀간의 경기라 특별한 의미는 없다”며 “희섭이를 맞혀 미안했다”고 후배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최희섭도 “병현이 형의 공이 무척 좋아졌다.

아주 낮게 제구가 잘되는 것 같다”고 고교 선배의 선발 전업 성공을 암시했다.

김병현은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에서 5이닝 3피안타 3실점(2자책),6탈삼진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김병현은 다음달 5일 콜로라도를 상대로 선발 전업 후 첫 등판한다.

최희섭도 김병현이 교체되자 곧바로 대타 에릭 캐로스로 교체됐다.

최희섭은 다음달 1일 뉴욕메츠와의 개막전에 선발 1루수로 출전한다.


2003-03-30 20: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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