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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익 위한 파병'은 현실적인가.

 
전쟁반대, 파병찬성?

지금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북폭까지도 은근히 부추기는 가장 공격적인 반북(反北)세력이 한미동맹 강화해야 한다며 파병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고, 그 반대로 북폭만은 막아야 한다는 사람들이 바로 그래서 파병하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 동상이몽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후자 중엔 이런 견해가 많다. 미국이 전쟁하는 것은 반대하지만 우리 국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파병해야 한다고.... 심지어 파병엔 어쩔 수 없이 찬성하지만 전쟁 자체는 반대하기 때문에 반전운동을 하자는 의견도 있다.

그렇다. 다 우리나라가 힘이 약해서 생기는 문제들이다. 정치인도 아닌 일반 국민들조차 의견을 말하며 실존적 고민을 해야만 하는, 이런 게 바로 약소국의 설움 아니겠는가.

그런데 이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우리가 국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파병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면, 미국도 국익을 위해 전쟁한다는 데 우리가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것을... 우리의 파병은 어쩔 수 없는 현실적 선택이라고? 미국도 경제와 지역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현실적 선택인걸?

결국, 전쟁반대/파병찬성은 그 자체로 논리적 모순이다. 우리의 이익이 중요하니까 파병한다면 미국도 자기들 이익을 위해 전쟁할 권리가 있다는 말이다.

파병에 찬성한다는 말은 곧 이라크가 우리의 번영을 위해 좀 희생해 줘야겠다는 말이기도 하다. '나는 전쟁 자체는 반대하지만...'은 미안하지만, 대단히 유감스럽지만, 자기 위안용 마스터베이션 수사일 뿐이다. 노대통령처럼 전쟁을 지지한다고 밝히는 것이 차라리 자기 모순에 빠지지 않는 길이다. (전쟁 지지가 나쁘다는 거 아니다. 그런 선택이 있을 수 있다. 전투병력 파견하자는 것도, 어차피 미국에 잘 보이자는 것 기왕이면 화끈하게 하자는 건데 찬성하지는 못하지만 일리는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의견에 절대적인 옳고 그름이란 없고 가치판단의 문제다.)

'국익'을 우선시하는가, 다른 가치를 우선시하는가... 즉 전쟁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 둘 중 하나의 양자택일만이 있을 뿐이다. 너무나 잔인한 양자택일이라고? 그렇다. 잔인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처한 위치이다. 미국과 아무 상관없는 제3자였으면 이런 딜레마가 오지도 않았다. 적어도 노대통령이 덜컥 파병을 약속해 버리지 않았다면 이런 딜레마는 조금 늦게 찾아왔을지 모른다. 우리는 미국을 '동맹'으로 둔 나라로써 파병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에 이런 잔인한 선택의 순간을 맞을 운명인 것이다.

이것이 거대 미국을 '친구'로 둔 약소국의 설움이다. 세계 11위 경제대국 정도면 약소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친구'의 덩치가 너무 커서 같이 있으면 너무 작아보인다. 야오밍 앞에 선 서장훈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그것이 우리에게 필요 이상의 주눅과 패배의식을 심어주는 원인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전쟁은 반대하지만 파병을 찬성한다는 것은 성립될 수 없는 말이다. '국익'을 택하거나 아니면 '보편적 가치'를 택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우리는 직면해 있다.





국익을 위해서?

그런데 문제는 그 '국익'의 정체다.

많은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인권 평화 반전... 다 좋은 말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현실이 그렇지 않다, 막무가내로 평화만 이야기하는 건 덜떨어진 애들이나 몽상가들이 하는 소리다, 감상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하라" 라고....

그러나 과연?

이번 전쟁은 현대 역사상 드물게 거의 전세계가 비난하는 전쟁이다. 주요 참전국인 영국이나 호주에서조차 총리직이 흔들릴 정도로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고, 우리가 흔히들 선진국 혹은 강대국이라고 부르는 나라들이 미국 일본만 빼고 다 전쟁에 반대하고 있다. 각국 대통령이나 수상이 거리낌없이 미국을 비판하고, 유엔도 미국을 비판하고, 그런 정치지도자들은 국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그런데 이럴 때 우리가 참전해 버리면... 아랍권은 물론이고 이슬람권인 동남아시아, 유럽, 중국 러시아 기타 등등에서의 '한국'이라는 브랜드 이미지 하락을 가격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또,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 혹시라도 국내에서 보복테러라도 일어난다면, 외국에서 여행객이 테러라도 당한다면, 그 비용은? 그러잖아도 대미의존도를 줄이고 교역 다원화를 부르짖는 이 때, 게다가 미국의 헤게모니가 엄청난 타격을 받는 이 때, 무조건 미국 만세를 부른다고 그것이 경제적 이익이라는 시각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는 바이다.

북핵 문제만 해도 그렇다. 이번에 부시가 48시간 최후통첩을 하면서 했던 연설에서 '이라크'를 '북한'으로 바꿔서 한번 읽어보시라.

북한이 가장 치명적인 무기들을 숨기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북한은 무자비한 탄압을 저질러왔고 테러리스트를 지원하고 보호했다. 테러리스트들이 북한의 도움으로 획득한 생화학무기, 나아가 핵무기로 미국과 다른 나라의 수많은 무고한 생명을 죽일 수 있는 명백한 위험을 제거해야 한다. 미국은 주권국가로서 국가안보를 위해 무력사용 권한을 갖고 있으며 그것은 나의 의무다....운운.

우리가 지금 이라크를 응징한다며 참전했을 때, 나중에 미국이 (으름장으로라도) 북폭을 거론한다면 우리는 뭐라고 할 것인가? 지금 미국 비위를 맞춰주어야 나중에 미국이 우리를 도와줄 거라는 주장이야말로 불확실하고 '감상적'이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아직까지는 파병이 한반도 안전을 보장한다는 그 어떤 근거도 나온 바가 없다. 파병하지 않는 것이 안전을 보장한다는 근거가 없는 것과 똑같이 말이다.

그뿐인가. 미국 종속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북한에게는 더더욱 남한을 배제하고 미국과 직접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94년 핵위기 당시와 똑같이 남쪽의 상황 주도권은 제로가 되어버릴 것이다. 가뜩이나 북한과 미국이 서로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인데 지금 파병했다가 그때 가서 후회할 지도 모른다.

물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요는, 파병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다는 것은 아직까지 검증되지 않은 명제라는 말이다. 혹자는 파병하지 않았을 때 우리가 치러야 할 기회비용을 얘기하기도 하지만, 파병했을 때의 기회비용도 만만치 않아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현실주의

물론 지금 당장 눈앞의 주가 상승과 같은 반짝 효과는 있을지 모른다. 그런 것이 '현실'을 고려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미안하지만 그것은 친일파의 논리와 너무나도 닮았다. 단적으로 이완용을 보아도 그렇다. 이완용이 뭐 조선민족을 물먹이려고 작정한 민족의 배신자 파렴치 악당은 아니었다. 그는 한때 독립협회 회장도 하고(!) 미국 유학도 다녀온, 잘 나가는 신진 지식인이었다. 그리고 나름대로 애국자였다.

1905년 을사보호조약 체결 당시.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서 이긴 일본은 이토 히로부미를 파견해서 우리 조정을 위협했다. 말인즉, "니들이 자꾸 청나라 끌어들이고 러시아 끌어들여서 분란을 만드니 우리가 할 수 없이 전쟁했다. 우리도 제발 평화적으로 살고 싶다. 한반도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이제부터 외교를 우리가 해야겠으니 외교권을 넘겨라."


그 당시 착검한 일본군 병사들이
궁궐을 에워싸고 무력시위하고 있었다

밖에서는 군대가 위협하고 조정 대신들은 다들 우왕좌왕... 우유부단한 고종은 골치아프다며 신하들에게 넘겨버렸다. 그 때 이완용은 이렇게 주장했다. "어차피 일본이 하려고 마음먹었다면 우리가 막을 수는 없다. 괜히 저항하다 더 크게 다치느니 지금 협조하고 내치권이라도 수호하는 게 낫다. 그것이 애국하는 길이다."

그렇다 그는 현실주의자였던 것이다. 당시 상황에서는 최대한의 것을 얻어낸 것이라 평가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의 이런 '현실주의'는 결국 군대해산 때도, 경찰권을 넘겨줄 때도, 한일합방 때도 똑같았다. 어차피 일본은 못 막으니 그나마 얻어낼 수 있는 거나 얻자.... 그런 식으로 나라는 넘어갔다. 물론 이완용은 자기가 그나마 민족의 안위를 구한 사람이라 자랑스러워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현재... 우리는 똑같은 논리를 본다. 미국이 어차피 침공할 거니까 최대한 떡고물이라도 챙겨야 하지 않겠냐, 어차피 미국은 못 말리는데 비위라도 맞춰야 하지 않겠냐, 전쟁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냐, 이상이 밥먹여주냐 나는 현실주의자다!!

이완용의 현실주의만 현실이고, 일제 통치하에 들어가 고통받은 민중의 고통은 현실이 아니란 말인가. 1930년대 일본 종속적인 공업발전을 외친 실력양성론자들의 현실주의만 현실이고 식민지 저임금 수탈에 시달린 노동자들의 현실은 현실이 아니란 말인가. 일제에 부역했던 조선일보도 나름대로는 할 말이 많겠지. 당시의 '어쩔 수 없는 현실'만 현실이고 징병과 징용과 종군위안부로 끌려갔던 젊은이들의 현실은 현실이 아니란 말인가. 우리 주가 떨어지는 건 현실이고 이라크에서 죽어갈 (미국 예상) 4만 ~ 20만명의 목숨은 현실이 아니란 말인가!!

우리의 현실주의자들은 나중에 북미 긴장이 고조되면 그때는 또 어떤 '현실'을 내세워서 미국에 협력할 것인가. 미국의 힘이 너무 강하니 어쩔 수 없다면, 어차피 지금 파병하나 안 하나 마찬가지 아닌가.

이라크 침공을 노대통령더러 규탄이라도 하라는 것이 아니다. 이쪽이 이익인지 저쪽이 이익인지 애매하다면, 원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큰 이익이라는 것이다. 노대통령 스스로가 원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큰 이익임을 몸소 보여준 산 증인 아닌가.

지금의 원칙이란 인류 보편성이다. 사람이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되는 보편성, 명분없는 전쟁을 하면 안 되는 보편성, 법이 정한 절차를 따라야 하는 보편성, 인류 공통의 이성을 따라야 하는 보편성 말이다.

'현실주의자'들이여, 보편성을 주장하는 게 감상적이라고, 마치 '현실'을 독점한 양 말하지 말라. 보편성 또한 현실에서 구현되는 너무나 현실적인 '현실'이다. 보편성을 주장하는 것은 감상이 아니라 이성이다. 보편성은 현실적 이익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이익을 바라보는 것이기도 하다.

이라크에서 죽어갈 목숨을 슬퍼하는 것이 감상적이라고 말하는 그 도구적 이성의 횡행을 나는 슬퍼한다.



온 국민의 눈치작전...

'어차피 미국이 강하니까' 라는 대전제를 놓고 보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단지 그 안에서 어떻게든 적응하려고 노력하게 될 뿐.

미국하고 한판 붙자는 것이 아니다. 노무현이 반미 대열의 선봉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파병만은 철회되어야 한다. 그럴 일은 없으리라 믿지만 노무현은 침략전쟁의 전범으로 전락할 지도 모르는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

나는 전쟁범죄국의 국민으로 살고 싶지 않다. 한반도의 가장 큰 이익은 전쟁 반대라는 보편성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이고도 검증된 길이다. 북한의 무기개발에도, 미국의 위협에도, 모두 대처할 수 있는 길은 우리가 원칙을 견지하는 것 밖에 없다.

원칙이 아니라 전략적 사고가 절대선이 되는 순간, 그것은 패배주의일 뿐이다. 온 국민을 미국에 대한 눈치작전으로 내몰지 말고, 노무현은 보편적 이성으로 돌아오라! 우리는 그런 당당한 대통령을 가지고 싶다.

딴지일보 제공

2003-04-01 07:36:44
431 번 읽음
  총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1. 하루웬종일 '03.4.1 9:25 AM 신고
    :-D*갑갑하오 빨리 벗어나고싶으오 ↓댓글에댓글
  2. 2. 청향초 '03.4.1 7:55 AM 신고
    :-D*제가 하고 싶던 말을 하는군요. 과연 국익의 정체가 무엇이며 비전투병의 규정이 무엇인가? 요는 실질적인 것으로 오는것이 아니라면 그저 손해만 볼 수 있다는 것. ↓댓글에댓글
  3. 3. 샨슈르 '03.4.1 3:21 PM 신고
    :-D*막힌곳이 확뚫어지는 기분이네요. 지구 어느곳에서는 맞아죽고 있는데... 쯧... ↓댓글에댓글
  4. 4. 샨슈르 '03.4.1 3:22 PM 신고
    :-D*난 원래 관심이 없어서;;; 파병을 하던 안하던... 일치단결 되어봤으면 좋겠소... 어여 전쟁끝나고 평화롭기를 바랄뿐... ↓댓글에댓글
  5. 5. unclebong '03.4.1 3:26 PM 신고
    :-D*^^... 이글 무현 아저씨께 멜로 보내면 어떨까요? 찬성 반대를 떠나 잘 쓴 글 같은데...참고라도 하시라고... ↓댓글에댓글
  6. 6. 싼타몽 '03.4.2 10:57 PM 신고
    :-D*오늘...어때...딱 하니.반도체 규제 받지? 이게 곧 유럽으로 퍼질거라고 하죠?? 그리고 이라크는 혼자지만, 한반도는 남한도 있고 북한도 있다 이겁니다...님말씀대로..미국 쉽게 북한절대 못쳐요.. ↓댓글에댓글
  7. 7. 싼타몽 '03.4.2 10:58 PM 신고
    :-(*하지만 남한은 경제고 군사고 간에..멋대로 흔들수 있다 이겁니다. 국익의 정체란 이부분을 최대한 살리자 이겁니다..그리고 우리나라의 현재 주적은 삭제되었다 하더라고 북한입니다..착각하지 마십시요.. ↓댓글에댓글
  8. 8. 싼타몽 '03.4.2 10:59 PM 신고
    :-D*물론 미국도 영원한 우방이 될순 없겠죠. 하지만 그때 가정하자면 끊을거 정말 많고 이을거 정말 많습니다....근데 그게 가능합니까? 택도 없습니다... ↓댓글에댓글
  9. 9. 싼타몽 '03.4.2 11:00 PM 신고
    :-D*능력부터 키우고 진짜 제대로 반전 반미를 외칠수 있는 나라부터 만들고 그런말해도 안늦습니다...뭡니까...반도체 시장얼어버리나까 미치는 파장이...정말..강풍속의 촛불마냥...이런..꼴아닌 경제상황이란게.. ↓댓글에댓글
  10. 10. 싼타몽 '03.4.2 11:00 PM 신고
    :-(*간접적으로도 우리 말려죽이기 쉽다는겁니다...돈줄 막아버리고 굶겨죽여도 되요..북한애들이 그렇다고 우릴 위해서 무기사찰 받아들이고, 희생하리라 봅니까? ↓댓글에댓글
  11. 11. 싼타몽 '03.4.2 11:01 PM 신고
    :-D*택도 없습니다...정말..뭐가 우선인지부터 생각하십시요 ↓댓글에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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