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서비스, 이제 그만!'
국내 최대 놀이공원인 에버랜드는 지난 1일부터 17개 제휴 신용카드 사용자들의 무료입장을 전면 폐지했다. 무료입장객이 너무 많아 시설관리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러자 신용카드업체들은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그렇지 않아도 카드 부가서비스 축소를 검토하고 있던 터에 놀이공원측에서 먼저 서비스 축소에 나섰기 때문이다.
신용카드회사들이 최근 경영난이 악화되면서 회원들에게 제공했던 각종 부가서비스를 잇따라 축소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가서비스만으로 지출되는 비용이 연간 수십억원에 이르고 있어 수익 악화 요인이 되고 있다"며 "연회비를 납부하는 우량회원과 우수회원에게만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고객에 대해서는 줄여 나간다는 게 업계의 분위기"라고 말했다.
카드업체들이 축소나 폐지를 검토하고 있는 부가서비스는 놀이공원 무료입장, 영화관람 할인, 프로스포츠 경기 무료입장, 주유할인 혜택 등이다. 국민카드는 이미 지난 1일부터 '부산 통도 놀이공원 무료입장 서비스'를 중단했다. 다른 카드업체들도 놀이공원 무료입장 서비스의 축소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영화관람 할인서비스도 축소 대상이다. 경기도에 사는 강모씨(44)는 지난해 1년 동안 신용카드로 220여회의 영화 할인서비스를 이용했다. 비용으로 환산하면 44만원을 공짜로 사용한 셈이다. 이 비용을 대신 지불하는 카드회사로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는 지난 1월부터 영화관람 할인서비스 횟수를 한달에 5회에서 3회로 줄였다. 삼성카드도 지금까지 연 60회까지 가능했던 영화관람 할인서비스를 5월부터 연 12회로 제한키로 했다. 대상도 우량회원만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주유 할인서비스 역시 예외가 아니다. 삼성카드는 리터당 50원을 할인해 주는 골프카드를 리터당 50원 적립해 주는 적립형 서비스로 전환했고, 신한카드는 3·6·9 숫자가 들어간 날 리터당 100원씩 할인해 주던 주유 할인서비스를 리터당 70원 할인으로 축소했다.
프로스포츠 경기 무료입장도 축소될 가능성이 높은 서비스. S카드를 사용하는 서울 양천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씨(36)는 지난 한해 동안 무려 280회나 프로스포츠 무료입장 서비스를 즐겼다. 비용으로 환산하면 84만원(입장료 3,000원 기준)을 카드사가 대신 지불한 셈. 이같은 사례는 카드사 별로 최소 1만여건을 넘어서고 있어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밖에 비씨카드는 사용금액의 0.2%를 적립해 주던 포인트 제도를 사용 금액에 따라 0.1∼0.3% 적립으로 차등 적용할 방침이다.
실제로 한 카드업체에서 2002년 놀이공원 무료입장, 영화 할인서비스, 프로스포츠 무료입장 등의 부가서비스를 이용한 회원 200만명을 분석한 결과 신용카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부가서비스만 이용하는 회원이 부가서비스 전체 이용회원의 15%인 30만여명에 달해 손실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