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마장과 경륜장 주변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인터넷 경주권 구매대행 업체에 대해 경찰이 단속에 나섰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3일 경마ㆍ경륜 등의 경주권 구매를 대행한 ㅇㆍㄹㆍㄷ 등 인터넷 사이트 4개를 적발, 김 모 씨(25)를 비롯한 사이트 운영자 4명에 대해 한국마사회법과 경륜경정법 위반(사설 경마와 사설경륜 행위)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인터넷 경주권 구매를 대행한 업자가 형사 처벌 되기는 처음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7월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인터넷을 이용해 1억 1000만여 원 상당의 경마ㆍ경륜ㆍ경정 경주권을주문받은 혐의다. 조사 결과 김 씨 등은 경주권을 구매해 주겠다고 해 놓고 실제로는 주문액의 10∼20%만을 구입해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다른 구매 대행 사이트 50여 곳에 대해서도 내사 중이다.

인터넷 경주권 구매 대행은 인터넷으로 원하는 마권(경주권)을 주문받아일정액(7~8%)을 일괄 공제한 후 당첨됐을 경우 당첨금을 고객의 계좌로 입금해 주는 서비스. 그러나 이번에 적발된 업체의 경우 주문을 받고도 실제로는 경주권을 구매하지도 않은 채 낙첨된 경주권 구매자들의 돈을 그대로챙겨 사실상 ‘사설 경마(륜)’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부터 등장한 이들 업체는 현재 60여 곳에 달하며 경마장과 경륜장주변에서 대대적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행법상 경주권 구매 대행 자체를 단속할 근거가 없지만이들 업체는 구매 대행을 빙자해 실제로는 사설 경마나 사설 경륜을 자행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구매 대행 업체를 규제할 법률이나 인ㆍ허가제 도입, 유해 사이트 지정 등 관련 법규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