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31일 미국 뉴욕 맨해튼 29번가의 랭귀지 코스인 ‘Embassy CES’ 건물에서 만난 박경림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2월26일 뉴욕으로 출국하기 전 공항에서 눈물을 흘렸던 그녀가 아니었다. 맨해튼 한복판에서 만난 박경림은 예전처럼 씩씩했다. 99년 4월 연예계에 막 입문했을 때 함께 했던 북한 금강산 여행 때처럼 새로운 세계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 그리고 희망과 설렘이 가득했다.
“이제는 빨대가 아니라 스펀지라고 불러주세요!”
박경림은 대뜸 자신의 별명이 미국에 와서 바뀌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빨대’였지만 여기서는 ‘스펀지’란다. 뭐든지 자신의 것으로 흡수한다는 뜻이다. 틀리지 않은 말로 들렸다. 박경림은 유학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었다. 오죽하면 다른 사람들은 유학 초기 몸무게가 5㎏가량 빠진다는데 그녀는 오히려 2㎏이 쪘다. 그만큼 적응을 잘 하고 있다는 말이다.
수업시간에도 마찬가지다. 유학원에 확인한 결과 그녀는 누구보다 수업시간에 질문이 많다. 박경림은 “정원이 10여명이지만 자신이 질문을 너무나 많이 해 사실상 개인수업이나 다름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자기 사람을 만드는 재주도 여전했다. 이미 맨해튼 음대 기숙사 경비원을 자기 사람으로 접수(?),별도의 신분 확인 없이 손 한 번 흔들면 무사통과다.
“아껴야 잘 살죠!”
한국에서도 낭비를 몰랐던 그녀는 미국에서도 ‘짠순이’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뉴욕에 정착하면서 그녀가 쓴 돈은 비디오 겸용 TV를 사기 위해 들어간 100달러가 전부다. 이 TV도 190달러 하는 것을 100달러로 깎아 샀다. 현재 쓰고 있는 전자레인지,냉장고,컴퓨터 등은 미주 팬클럽 ‘박스협’(박경림 스캔들추진협의회)에서 마련해줬다. 그녀의 하루 식비는 10달러 내외. 점심 때 학교 식당에서 5달러를 쓰고 저녁에 집에 들어가면서 5달러어치 샌드위치나 뷔페식 델리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그녀는 부족함이 없다고 말했다. ‘식사가 너무 부실하지 않냐’는 질문에 박경림은 “여기는 한국과 달라 오히려 먹던 것들을 싸달라고 하면 덤으로 몇 개 더 얹어준다”며 “그것만 먹어도 부족함이 없다”며 웃었다.
그렇다고 그녀가 문화생활에까지 돈을 아끼는 건 아니다. 학교친구들을 통해 70∼80% 할인된 티켓을 구해 ‘레미제라블’ ‘마마미아’ ‘42번가’ ‘오페라의 유령’ 등 유명 뮤지컬을 보며 감각을 키우고 있다.
“늘 팬들에게 고마워하고 있어요!”
박경림은 지금 팬들에게 너무나 고마워하고 있다. 미국의 팬들이 적잖은 관심을 보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날 기자에게 팬들이 주었다며 보온병 하나를 들어 보여주었다. 자신의 생일은 12월8일이지만 호적상 3월30일로 돼 있어 이를 안 한 팬이 미역국을 끓여줘 따뜻한 보온병에 담아 주었다. 뿐만 아니다. 30세가 넘은 아줌마 팬들도 틈틈이 그녀의 유학 생활을 도와주고 있다. 한국팬들도 그녀에게는 큰 힘이다. 그녀에게 격려와 충고의 메시지를 e메일을 통해 보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열심히 공부하고 돌아갈 테니 지켜봐 주세요. 저 꼭 해낼 거예요!”
6월부터 NYU(뉴욕대학교)에서 무대연출을 공부하며 2년간 머물 박경림. 그녀의 새로운 도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