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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곤히 잠들어있는 아들에게

 


아들아,
곤히 잠들어 있는 너의 얼굴은 천사의 얼굴을 보는 것만 같다. 언제까지나 엄마 품만 맴돌 것 같더니 유치원에 다니고, 사귐성도 좋아 온 동네 형들까지도 줄줄 이름을 알고 있는 네가 대견스럽다.


이름이 생각나지 않을 때에는 얼굴의 특성을 열심히 설명하던 너를 보며 관찰력도 뛰어나구나 생각했단다.


"엄마, 왜 그 누나, 얼굴에 점 네 개 있는 누나 말이야."

답답한 듯 그렇게 설명을 했지만 엄마나 아빠가 알 수 있어야지. 다음 날 급식당번을 다녀온 엄마가 감탄을 하듯 말했지.


"글쎄, 점 네 개 있는 애가 누군지 알아요?"

"누구야?"

"4학년에 다니는 은미, 밥 나눠주면서 보니까 정말로 얼굴에 작은 점이 네 개 있는 거 있죠?"

"참, 그런 걸 다 보냐."

그러면서도 내심 관찰력이 있는 것 같아 좋았다.


저는 애써 막내에게 글씨를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그림을 보며 상상력을 키워갈 나이에 글씨라는 테두리 안에 아이의 상상력을 가두기 싫기 때문입니다. 학습지 광고를 보면 모든 아이들을 영재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학부모들을 현혹하지만 아이들이 글씨를 읽는 순간, 그림을 보며 상상하던, 그리고 아주 특별한 표시를 보고 기억해 내는 능력이 사라진다고 생각을 합니다.

아들아,

아빠는 너의 평온하게 자는 모습을 보면서 전쟁의 포화로 죽어가고 있는 이라크 어린이들을 위해서 기도했단다. 이렇게 평화롭게 잠자고 싶을 때 잠자고, 뛰어 놀고 싶을 때 뛰어 놀아야 할 아이들이 어른들이 만든 전쟁의 그늘에서 두려워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소름이 돋는다.

너는 자라면서도 언제나 구김살 없는 삶을 살아가거라.


그래서 너의 삶의 행복을 당당하게 찾아가고, 그 일로 너만 행복함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게 그 행복을 전염시키고,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 되거라. 무릇 사람이란 자기 행복만 위해서 살면 안 되는 법이란다.


저는 아이들에게 잘되라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늘 말미에 빼놓지 않는 말이 있습니다. 자기만 행복한 것은 무의미한 일이라는 말이 그것입니다.


부모들의 심정은 다 똑같을 것입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행복하길 바라는 심정이 각별하지 않은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불안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입시위주, 명문대출 신 위주, 점수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교육제도의 사슬에서 자유로울 부모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이런 교육제도에서는 남의 자녀들과 비교할 수밖에 없고,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남의 자녀들보다 무조건 잘해야만 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게 만들죠. 그 비교도 다양한 것들을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시험점수 한 가지로 말입니다. 이것이 얼마나 불합리한 것인지 알면서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러나 나는 믿고 있습니다. 이 땅의 수많은 부모들이 다 바보가 아니라는 것을


written by (guy2002)
2003-04-05 21:40:25
428 번 읽음
  총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1. 하이한국 '03.4.6 12:56 AM 신고
    :-D*자기의 부모를 바보라고 낙인 시킬 수 밖에 없는 아들...도 있죠...(아버지여 나를 보고 환한 웃음을 지어주소서...저의 한가지 소망입니다) ↓댓글에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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