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게임이 나올 때마다 Xbox 비디오게임기를 다시 사야 하는가"
한국MS가 이달초부터 1만대 한정판매를 개시한 `세가 GT2002`와 `젯셋 라디오 퓨처`의 비디오게임기 Xbox 번들상품에 대해 기존 Xbox 사용자들의 항의가 거세다.
비디오게임 번들상품은 게임소프트웨어와 비디오게임기를 하나로 묶어 주는 것으로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이 번들상품은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다. 차라리 번들판매를 하지 말라는 요청이 나올 정도다.
이 번들상품은 경찰을 피해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동네 곳곳에 그래피티(스프레이로 벽에 그림을 그리는 행위)하는 `젯셋 라디오 퓨처`와 카레이싱게임 `세가 GT2002` 등 Xbox용 게임 타이틀 2개와 비디오게임기로 구성됐다. 판매가격은 27만9천400원으로 비디오게임기 Xbox 한 대 값과 같다.
`젯셋 라디오 퓨처`와 `세가 GT 2002`는 모두 전편의 인기를 등에 업은 후속작이다. 전편의 맛을 잊지 못한 게임 이용자들이 이 게임의 주고객인 셈이다.
그런데 이 제품은 신규 구입자들을 위한 번들상품으로만 출시됐다. 게임소프트웨어만 따로 팔지는 않아 기존 Xbox 사용자들의 불만이 매우 높다. 게임 하나를 즐기기 위해 게임기를 또 사야하기 때문이다.
Xbox 사용자들은 "MS가 국내 Xbox 이용자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격분하고 있다.
한국MS도 이번 번들상품 판매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저가 번들판매로 인해 Xbox의 가격대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MS의 Xbox 담당자는 "본사와 세가간에 진행된 계약이라 어쩔 수 없었다"며 "Xbox가 국내에 어느 정도 보급된 상황이라면 게임소프트웨어를 따로 지원할 수 있지만 현재 시장상황은 그렇지 못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Xbox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앞으로도 이와 비슷한 프로모션을 계속할 것"고 밝혀 소비자들의 항의는 무시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MS는 3년간 Xbox의 국내 인프라 구축을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리고 국내 시장이 어느 수준이 되어야 본사에 좋은 서비스를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번들상품의 저가판매로 신규 사용자가 당분간 증가할 수 있으나 기존 구매자들을 외면하는 일들이 반복되면 오히려 Xbox에 나쁜 인식과 불만이 쌓이게 된다.
그동안 Xbox는 게임소프트웨어의 미진한 한글화 작업과 국내 AS센터 부재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지적을 받았다. 여기에 Xbox의 열렬한 전도사가 되어줄 기존 사용자들마저 무시한다면 국내에서 Xbox의 시장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다.
가장 좋은 마케팅전략은 자사의 제품을 사간 고객들로부터 좋은 평판을 듣는 것이다. 소프트웨어로 세계를 재패한 MS가 고작 하드웨어를 더 팔기 위해 기존 고객들로부터 나쁜 평을 얻는다면 `눈앞의 실리만 챙기다 대세를 놓치는 꼴`이 되지않을까 우려된다.
국순신기자 kookst@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