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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이대로 가나] 下. 아파도 병원 못 간다

 


10여년 전 남편과 사별한 김경림(50.광주광역시)씨는 요즘 위에 자주 통증을 느끼지만 병원에 가지 못하고 있다.

건강보험료 체납금 1백만원을 못 내 건강보험 자격이 정지됐기 때문이다. 金씨는 "고혈압 때문에 일을 할 수 없고, 딸의 아르바이트 수입 몇 십만원으론 생활이 힘들어 체납금을 낼 수가 없다"고 하소연한다.


金씨처럼 몸이 아파도 병원에 못 가는 사람이 많다. 건보료 체납자뿐 아니라 비보험 진료비를 감당할 능력이 없는 극빈층, 노숙자, 희귀.난치병 환자, 불법 체류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1989년 전국민 의료보험 시대가 문을 열었다지만 아직 현실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비보험 진료비가 발목 잡아=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옛 생활보호대상자)인 金모(57.경기도 수원)씨는 의료급여 대상자로 분류돼 정부에서 생계비와 의료비를 받고 있다.


그렇지만 3년 전부터 양쪽 무릎에 통증이 오기 시작해 최근에는 증세가 매우 심해졌는데도 치료할 엄두를 못낸다. 정확한 치료를 위해 자기공명영상(MRI)촬영을 해야 하지만 이 돈이 없어 포기했다.


복지부 측은 상당수 의료급여 대상자들이 보험처리가 안되는 수술이나 MRI.초음파 등 정부에서 지원하지 않는 비급여 진료비 부담 때문에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신현민 회장은 "일부 희귀 질환에 국고가 지원될 뿐 40여개 희귀.난치병의 검사와 약에 대해 보험 처리가 안되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 치료받기 힘들다"고 말했다.


노숙자.불법 체류자도 사각지대=노숙자 金모(34)씨는 지난해 8월 복막염에 걸린 뒤 전신에 황달이 생기고 복수가 찬 뒤에야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병원들이 입원을 거부하는 바람에 제대로 진료를 받지 못해 한달여 만에 숨졌다.


金씨는 주민등록이 말소돼 생보자 혜택(의료급여)도 없고 건보 가입자도 아니었다.


불법 체류 외국인 노동자 28만8천명도 건강보험이 안된다. 십자인대가 파열된 방글라데시인 존돈(35.인천시)은 진료를 못 받아 목발 없이는 걷지 못한다. 불법 체류라는 신분상의 약점 탓에 건강보험의 안전망에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은 존돈뿐이 아니다.


저소득층 1백73만명 의료 구멍=지역건보 가입자(8백74만세대) 가운데 3개월 이상 보험료를 체납한 사람은 1백49만1천여세대나 된다. 현행 건강보험법은 3개월 이상 체납자에겐 건보 자격을 정지한다.


또 이들의 71%인 1백5만여세대, 1백73만명이 소득이 없거나 생활비에 쪼들려 보험료를 못내고 있다. 현실적으로 체납 상태를 벗어나기 힘들어 장기간 의료 사각지대에 놓일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이다. 이들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보다 소득이 20% 정도 많은 차상위 계층 3백20만명 중 하위 절반을 차지하는 사람들이다.


대책은 뭔가=건보료를 못내는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 대책이 중점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복지부는 향후 2년간 차상위 계층 50만명을 의료 급여 대상자로 확대하고 진료비의 20%를 본인이 내야 하는 2종 대상자의 부담을 10%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중앙일보.코레이 공동기획



written by (guy2002)
2003-04-06 22: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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