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삼성 라이온즈)이 지난 5일 투런홈런을 잇달아 터뜨리며 2003 프로야구 시즌 개막을 화려하게 장식했습니다.
미국 일본과 수준 차이가 나 우리의 홈런 기록을 낮게 평가하는 분도 있지만 이승엽의 홈런포는 정말 기분 좋은 일이고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아도이승엽이 세계 기록, 아시아 기록을 세워주길 바랍니다.
지난 3일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알렉스 로드리게스(텍사스 레인저스)는 애너하임 에인절스전에서 3점 홈런을 날려 27세 249일만에 개인 통산 300 홈런의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팀 내 투수 중 최고 연봉(5년간 총액 6500만 달러)을 받는 제2 선발 박찬호가 두 차례 등판에서 잇달아 부진을 보인 바람에 실망이 큰 텍사스 구단이나 팬들에겐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액(10년간 2억 5200만 달러)의 보수를 받는 로드리게스가 자랑스러울 겁니다.
종전 최연소 300 홈런 기록은 지미 폭스(전 보스턴 레드삭스)의 27살 328일이니 로드리게스가 79일을 앞당겼습니다.
박찬호(30)와 같은 해인 1994년부터 메이저리그에서 뛰기 시작한 로드리게스는 대기록을 세운 다음 “내 선수 생활의 ⅓정도를 한 시점에서 이런 기록을 세웠으니 앞으로 800개 이상 홈런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의 말은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최다홈런인 행크 아론의 755개 기록을충분히 돌파할 수 있다는 의미보다 앞으로 18년 이상, 45세 안팎까지 선수로서 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더 인상 깊습니다.
아론보다 더 많은 868개의 홈런을 날린 일본의 왕정치(오 사다하루)는 300 홈런을 만 27세 3개월만에 기록해 이 부문에서도 미국의 기록보다 앞섰습니다.
미국에 로드리게스, 일본에 왕정치가 있다면 우리에겐 이승엽이 있습니다.
이승엽은 300 홈런을 왕정치나 로드리게스보다 적은 나이에 기록할 게 틀림없습니다.
1976년 8월 18일생인 이승엽은 95년 프로에 들어와 지난해까지 8년간 268개의 홈런을 날렸습니다.
올 정규시즌이 끝나는 9월이면 이승엽은 27세 1개월이 될텐데 연 평균 36개의 홈런을 터뜨린 그로서는 올 시즌 32개(앞으로 30개)를 날리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일 것입니다.
그리고 개막전 추세라면 올해 56개 이상을 날려 한 시즌 아시아 최고 기록도 노려볼 만합니다.
이승엽은 1999년에 54개를 날려 왕정치의 최다 기록인 55개에 한 개 차이로 뒤졌습니다.
일본에선 터피 로즈(2001년), 알렉스카브레라(2002년) 등 두 외국인 선수가 일본 투수들의 견제 등으로 타이기록에 그친 바 있습니다.
지난해 47개를 넘겨 홈런 타이틀을 차지한 이승엽이 세계 최연소 300홈런타자가 되면서 한 시즌 최다 홈런 아시아 최고 기록까지 세우면 그의 소망인 메이저리그행은 더한층 각광을 받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