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회적인 이미지의 탤런트 김민(28)이 중국 명나라 말기의 공주가 되어 시청자를 만난다.
iTV가 김민이 여주인공으로 출연한 중국 베이징TV(BTV)의 34부작 역사드라마 「두항시웨이(獨行侍衛)」를 수입해 오는 13일부터 매주 토ㆍ일 밤 9시 5분에 방송할 예정이다.
이 드라마는 제작비로 무려 40억원이 들었는데 김민은 여기서 명나라 공주 역할을 맡았다.
"처음에는 중국어도 어렵고 음식과 물이 입에 맞지 않아 고생이 많았어요. 다른 배우들은 중국어로 저는 우리말로 대사를 하다 보니까 언제 중국어 대사가 끝날 지를 알아야 하는 점도 어려웠어요. 지난 6월부터 4개월동안 중국 베이징과 서북지방을 오가며 촬영하느라 몸무게가 6㎏이나 줄었지요"
「두항시웨이」는 중국 명조 때를 배경으로 한 역사물로 김민의 상대역은 중국의 인기배우 정해붕이, 연출은 영화「남경대학살」의 오자우 감독이 담당했다. iTV는 중국어 더빙을 거쳐 대사를 자막으로 내보낼 예정이다.
김민은 이 작품에서 회당 800만원씩 총 2억이 넘는 `파격적인' 출연료와 함께 특급호텔 제공 등 특별 대우를 받았다. 제작진은 김민이 톱스타 청룽(成龍)과 함께 호흡을 맞춘 영화「엑시덴탈 스파이」와 중국에 소개된 KBS 드라마「초대」를 보고 그의 세련된 이미지에 반해 출연을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그가 연기한 영녕 공주는 명나라의 신종 황제의 친동생이며 아름답고 부드러우면서도 속마음은 강한 캐릭터. 남자 주인공인 젊은 무사 종원(정해붕)과 사랑하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정략결혼을 해야만 하는 비운의 운명이다.
하지만 남편은 폐병으로 죽고 환관`풍보'의 계략으로 창궐한 범죄집단 `강양팔자'를 종원과 함께 제거하고 두 사람의 사랑은 마침내 이뤄진다.
"처음에는 전형적인 비련의 여주인공이었어요. 1∼20부까지는 눈물흘리던 기억 밖에 없을 정도였거든요. 하지만 나중에 20부가 넘어가면서 말도 타고 액션신도 나오는 적극적인 캐릭터로 변해 다양한 모습을 연기할 수 있었죠."
촬영중 실제 말을 타다 3번이나 떨어졌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입지 않았단다.
"전작제로 찍다보니 드라마 전체 내용을 다 알고 연기하는 점이 좋더군요. 그렇지만 불편한 점도 있어요. 우리나라는 2∼3부 찍고 방송모니터 하고 나서 그 다음 촬영 들어가니까 연기자 스스로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어요. 또 땅이 너무 넓어서 그런지 배우들이 모두 같이 합숙을 하면서 촬영하고 이동하다보니 중간에 촬영 일정이 바뀌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더군요."
10살때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에서 대학을 마친 김민은 98년 영화「정사」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했다. 이후 KBS 드라마 「초대」「태양은 가득히」SBS 「수호천사」 등 줄곧 도회적이고 세련된 이미지의 역할을 주로 해왔다.
오는 여름부터는 중국의 창춘(長春)TV에서 제작할 현대극「날개」를 통해 두번 째 중국 드라마에 출연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