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급성 중증호흡기 증후군(SARS, 사스)이 오래된 하수도에서 나온 바퀴벌레를 통해 전염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병원균은 예상보다 긴 최대 16일까지 잠복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홍콩 보건당국은 이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내놓았다고 9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보도했다.
이번 연구결과가 사실일 경우, 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세계 보건당국의 노력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홍콩 의사들은 사스의 병원균이 오염된 주거지역에서 급속히 퍼진다는데 주목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오래되고 낡은 아파트의 하수도에 사스 균에 오염된 쓰레기와 물이 침투되면 바퀴벌레 등이 이를 다른 건물로 전염시킨다는 것이다.
홍콩 의사들은 사스의 잠복기간이 최대 16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홍콩에서는 아모이 가든 아파트촌 등 집단 거주지역에서 사스가 확산돼 왔다.
아모이 가든에서는 3월 말 이후 사스 감염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30건 추가로 발견됐고 홍콩 신시가지에 위치한 14개 집단 주거지역에서 사스의 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홍콩 방역당국은 14개 주거지역 내 사스 감염 사례는 동시에 집단 감염됐던 아모이 가든의 경우와 달리 산발적이라고 전했다.
그 동안 세계보건기구(WHO)는 사스의 병원균 잠복기간이 11일을 넘지 못한다고 판단해 왔다.
따라서 그 간 방역 대책도 WHO의 판단에 따라 마련돼 왔으나, 홍콩측의 연구결과가 사실일 경우 인구밀도가 높은 홍콩과 싱가포르, 중국에서 사스 통제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사스의 첫 발생지역인 중국 광동성 등에서 그 확산속도가 진정되고 있는 시점이어서, 새 연구결과는 의료업계에 새로운 근심거리를 던져준다.
8일 현재 세계적으로 사스 감염 사례는 2850건으로, 전날보다 80건 늘었다.
이 병에 따른 사망자도 최소 104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WHO는 이번 연구결과가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WHO의 인플루엔자 프로그램 책임자인 클라우스 스토르는 "통계치를 살펴보면 사스의 잠복기가 11일을 넘는다는 점을 시사하는 내용은 없다"며 "극단적인 경우도 감안해야 겠지만, 현실적으로 잠복기를 11일로 가정하고 사스 방역작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사스의 잠복기가 6일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역 별로 보면 광동성에서 사스 감염 사례가 1206건, 감염에 따른 사망자 수는 43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광동성 보건당국은 "사스의 발생이 효과적으로 통제되고 있다.
감염자 수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며 "방역수단이 효과적이고 그 결과는 분명하다"고 자평했다.
WHO는 6일간 사스에 대한 비공식 조사를 마쳤고, 현재까지 조사 결과는 보고되지 않았다.
홍콩에서 사스 감염 사례가 신규로 45건 보고됐고 이 병으로 2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이로써 홍콩 내 사스 감염 사례는 928건, 사망자 수는 25명으로 늘었다.
사스에 감염된 138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회복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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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kite@moneytoday.co.kr>최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