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시스템을 마련할 때, 조금이라도 오디오에 관한 식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일체형보다는 분리형 시스템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CD플레이어에서는
트랜스포트 부문과 오디오 신호 컨버터 부문을 분리하고, 앰프는 파워와 프리앰프를 따로 마련하는 것은 예사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스피커 시스템의 네트워크를 세분화해 각 대역의 드라이브 유닛에 파워 앰프를 물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분리형 시스템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들어가는 비용과 수고를 생각하면 대부분의 사람으로선
엄두가 나지 않는 일임에 틀림없다. 성능이 비교적 우수한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와 CD플레이어가 오랫동안 많은 오디오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이와 같은 이유에서이다.
하나의 시스템에서 더욱 빛 발하는 특징
로텔 사가 최근 소개한 R-02시리즈는, 최소 규모의 분리형 시스템을 지향하면서도 디자인에 통일성을 주어
마치 하나의 시스템처럼 보이도록 개발된 제품이다. 은색의 금속 패널과 몸통 크기를 줄여 세련된 느낌을 강조한 로텔 R-02 시리즈에는
튜너, CD플레이어, 인티그레이티드 앰프가 있다. 제각각 리모컨을 함께 제공하고 있어 단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지만, 이들 모두가
하나의 시스템이 되었을 때 더 근사해 보인다.
튜너 RT02는 특수 제작한 트랜스포머를 사용하고 있어, 오디오 기기에서 가장 중요한 전원 공급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30개의 방송국을 미리 저장할 수 있는 이 제품은, 수신 감도가 매우 우수해 언제나 맑고 깨끗한 방송을 들을 수
있다. 특히, 라디오 데이터 시스템(RDS)을 지원하고 있어 방송국에서 문자 정보를 송신할 경우, 이를 수신해 전면의 표시창에
나타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RCD2는 HDCD를 디코딩할 수 있는 CD 플레이어로, 전면 중앙에 있는 트레이가 매우 시원한 느낌을
준다. 이 제품은 버 브라운 사의 18비트 델타 시그마 D/A 컨버터를 사용하고 있으며, CD는 물론 CD-R/RW 디스크도
인식할 수 있다. 트레이의 개폐작동과 디스크 인식 시간이 굉장히 빠른 것이 특징이다.
RA02는 채널당 출력 40W의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로, 기존 모델 RA971mkⅡ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제품이다. 높이가 6cm에 불과한 슬림형 앰프 RA02의 전면 패널에는 톤 밸런스, 밸런스, 테이프 모니터링, 스피커 스위칭
조작 노브와 스위치가 있다.
로텔 사 R02 시리즈의 제품 뒷면에는 모두 여분의 리모트 컨트롤과 12V 트리거용 연결단자가 있다. 이를
이용하면 R02 시리즈에 있는 각 기기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멀티 룸의 장비도 활용할 수 있다.
두텁고 선명한 소리 넉넉하게 울려 퍼져
로텔 R-02 시리즈는 윤곽이 도드라진 사운드를 보유한 시스템이다. 아캄 사 제품이 사운드가 다소 정제된
단아한 느낌이라면, 로텔 R-02 시리즈의 그것은 역동적인 맛이 훨씬 강하다. 레가 사의 제품처럼 사운드에서 강한 응집력을 느낄
수 없지만, 제법 단단한 저음 덕분에 전제적인 소리가 탄력성을 유지하는 듯 싶다. 메이시 그레이가 부르는(트라이). 메이시의
보컬이 전혀 거칠지 않고, 저음의 퍼쿠션 역시 퍼지지 않아 곡의 맛이 잘 살아났다. 소리를 끊고 놓아주는 재주도 만족스러워 템포가
느린 곡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해상력 또한 우수한 편으로 소리가 산만하거나 뭉쳐 들리는 법이 없다. 따라서 대편성의 곡도 무난희 소화해내는
모습을 보였다. 사운드 스테이지도 깊고 넓게 형성되므로, 선명한 사운드가 청취자를 중심으로 넉넉히 펼쳐졌다. 튜너를 통한 사운드
역시 질감이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소리의 폭과 깊이가 충분해 일부 트랜지스터 튜너에서 듣게 되는 볼품 없는 메마른 사운드와 달리
윤기가 훨씬 더 많다. 앰프 RA02는 출력의 수치는 높지 않지만, 구동력이 우수해 어지간한 스피커 시스템이라면 운용에 있어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슬림라인의 로텔 R-02 시리즈는 소형 제품의 간편함과 우수한 성능, 그리고 납득할 만한 가격과 세련된
디자인이 돋보이는 구성으로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안성맞춤이다. 보급형 제품이 한계점은 있지만, R02
시리즈는 귀를 쫑긋 세우지 않고 음악을 듣는 애호가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평균 이상의 음질을 갖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