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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속에도 역시

 
"이라크 전쟁 탓에 무역을 하는데 어려움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틈새시장을 개척하면 전쟁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쿠웨이트 정부에 9백만 달러 어치의 민간용 방독면을 수출한 삼성물산 홍콩지사 김원태(金元泰.46) 부장의 소감이다. 金부장이 쿠웨이트에 눈길을 돌린 것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마무리 되면서부터다. 지난해 8월부터 이라크 전쟁을 예견하고 최전선이 될 쿠웨이트를 주시했다.

1991년 걸프전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에 40만개의 방독면을 수출했던 그는 이라크의 생.화학 무기에 대비해 방독면 수요가 늘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로 쿠웨이트 정부는 지난해 10월 방독면 구매를 결정했고, 金부장은 26개국 44개 업체가 경쟁한 가운데 지난 2월초 계약을 따냈다.

"그 때부터 납품을 끝낸 3월 10일까지는 그야말로 전쟁 상황이었습니다. 생산업체인 삼공물산 직원들이 매일 밤샘작업을 해 마지막 물량을 실어보내고 일주일 만에 전쟁이 터졌습니다. 생산능력 부족으로 10만개의 추가 주문에 응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습니다."

84년 부산대를 졸업하고 삼성물산에 입사한 金부장은 20년째 군수품 수출을 맡고 있다. 93년부터 6년간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근무했고, 지난해부터는 생산 거점인 중국 상하이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의 군복.군화.배낭 등 군수품 수출 규모는 연간 2억달러 정도. 이 가운데 삼성물산이 1천5백만~2천만달러를 수출하고 있다.

"입사할 당시 '15년 정도는 한 우물을 파야 길이 보인다'는 말을 들었는데, 벌써 이 일에 매달린지 20년이 됐습니다. 중국으로 오면서 가족들과 떨어지는 것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국내에서 근무할 때도 매년 3~4개월씩 집을 비우는 '불성실한 가장' 이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가족의 소중함이 느껴집니다."

삼성물산은 계약을 따낸 공로로 金부장을 '3월의 사원'으로 선정했다.

그는 "중국에서는 요즈음 사스(SARS .중증 급성호흡기 증후군) 때문에 바이어를 만나도 식사만 하고 2차 술자리는 서로 피하는 상황"이라며"방독면 수출을 위해 고생한 동료들과 생산업체 직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며 말을 맺었다.



2003-04-09 21:4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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