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화가 나는 일을 당해도 꾹꾹 삭이는 게 버릇이 됐어요.”
조양은은 폭력조직의 보스라는 꼬리표를 떼는 게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조양은은 96년 자신이 직접 출연한 영화 ‘보스’를 제작하면서 속칭 ‘양은이파’ 두목의 자리를 떠났다. 그뒤 한세대 목회대학원 3학기에 재학 중인 조양은이 종교에 귀의했다는 말도 세상 사람들은 쉽사리 믿어주지 않았다. 그는 “자기 방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제가 뭘 하려고 하면 사람들은 묘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오해하곤 하더라구요. 종교에 귀의했는데도 신앙을 방패로 삼는 게 아니냐고 의심할 때면 속이 상할 뿐이죠”라고 말했다.
조양은은 “이미 어느 정도 돈도 모았고,최고의 주먹으로 어둠의 세계를 누벼도 봤는데 부족한 게 무엇이 있다고 어떤 의도를 갖고 이러겠어요?”라며 자신의 ‘진실’을 알아주지 않는 사람들의 시선이 아쉬운 듯 반문했다.
조양은이 최근 새롭게 세운 목표는 청소년들의 교화를 위한 카운슬링 센터를 세우는 것이다. 조양은은 “한 명의 교수,의사가 생기는 데도 사회적으로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제가 한때 잘못된 길을 걸었지만 그만큼 쌓인 지식도 많지 않겠어요? 음지의 실체를 경험한 제 과거를 청소년들에게 제대로 전할 수만 있다면 폭력배를 우상화하는 일은 더 이상 없으리라고 믿습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딱히 어울리는 표현은 아니지만 나도 어찌 보면 의사와 같은 전문가라고 말할 수 있어요. 그런 사람이 주먹만 믿는 젊은이들에게 그 세계에 빠져들면 평생 후회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면 더욱 설득력이 크지 않을까요?”라고 덧붙였다.
조양은은 최근 자전적 다큐멘터리 영화 ‘조양은의 영화’와 만화 ‘조양은의 회상’을 제작했다. 조양은은 이 작품들을 ㈜인터뱅크의 인터넷 전자상거래 사이트 ‘홈쇼핑네트웍’을 통해 세상 사람들에게 내보이면서 사업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조양은의 영화’는 영화 ‘보스’의 제작 과정을 70분씩 두 편에 담았으며 만화 ‘조양은의 회상’은 ‘자유,이후의 삶’ ‘순수시대’ ‘전성시대’ ‘자유를 그리며’ 등 4개의 테마를 총 80권에 담아냈다. 또 주먹세계에 입문해 치열한 세력다툼 끝에 전국 폭력조직의 보스가 된 뒤 세 차례 수감되며 18년간 철창신세를 지기까지의 이야기도 담고 있다.
조양은은 앞으로 신학공부를 마친 뒤 헵시바 선교회를 통해 세계를 무대로 선교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인터넷을 통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청소년 카운슬링뿐 아니라 학부모 카운슬링도 시작할 겁니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고규대 enter@sport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