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4월. 지금까지 대중가수들의 콘서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인간의 적나라한 본능을 자극하는 도발적인 콘서트가 열린다. 페미니스트 가수 안혜경·지현 조인트 콘서트가 바로 그것.
일반 대중들에게는 생소한 안혜경과 지현. 하지만 마니아들에게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거침 없는 무대매너로 강렬한 메시지를 선사하는 가수로 알려져 있다.
일상의 묘약-fEROS(feminist singers Energize your Routine life. Only be Sensual). '틀에 박힌 당신의 일상에 활력을 드리려 합니다'. 오직 당신의 본능에 귀 기울이기만 하면 된다고 이들은 말한다.
안혜경과 지현은 "작은 공간에서의 도발적인 무대매너로 벗었지만 결코 선정적이지 않게, 그리고 가슴 속 깊이 묻어두고 꺼내놓기 힘들었던 솔직 담백한 이야기로 대중 앞에 설 것"이라고 공연에 임하는 소감을 말했다.
이번 콘서트는 fEROS라는 도발적이면서도 강한 타이틀로 지금까지 그들의 공연과는 달리 음악적으로 대중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시도로 기획됐다. 특히 "페미니스트 가수와 여성 기획자들 그리고 여성 연주자들과 함께 만들어 내는 콘서트라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이번 공연을 기획하고 주관하는 THE QUEEN은 밝혔다.
이번 fEROS 공연에는 뮤지컬 배우 김영주, 이영미, 박준면, 장윤진 등이 함께 참여한다. 또한 이 콘서트를 통해 얻은 수익 전액은 전쟁과 가정폭력 피해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유니세프에 전달할 예정이다.
따스한 봄꽃의 향연과 함께 세상이 온통 화사한 반짝임으로 눈이 부시는 4월.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주겠다는 안혜경, 뻔뻔하고 야하고 거침없는 매너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겠다는 지현과 함께 새로운 나를 만날 수 있는 일탈을 꿈꿔 보는 것도 괜찮을 듯.
이들은 주로 안티미스코리아페스티벌 공연, 고정희 10주기 추모제, 여성문화축제 '開·WOMAN' 공연 및 월경페스티벌 공연 등 자연과 환경, 여성을 주제로 한 음악을 해왔다.
THE QUEEN은 "일반 대중까지 확대될 수 있는 페미니스트 가수의 공연을 열고자 한다"며 "페미니스트 가수의 노래는 세상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여성들과 가부장제 안에서 억압을 느끼고 있는 남성들을 위한 것"이라고 공연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공연은 여성부, 여성신문, 우먼타임즈, 이프, 여자와 닷컴,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연합, 한국여성민우회 등이 후원하며 18일 오후 7시30과 19일 오수 4시, 8시 등 총 3회에 걸쳐 대학로 폴리미디어씨어터에서 열린다. 공연문의는 티켓파크(1588-1555)나 더퀸(741-1017)으로 하면 된다.
▲ 안혜경(좌)과 지현
ⓒ2003 석희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