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컴포넌트 형 뱅킹 시스템" 구축 성공
(inews24.com) -
한국수출입은행이 국내 금융권 최초로 SW 부품 조립 방식(CBD)의 차세대 뱅킹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해 관심을 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1일부터 이 시스템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으며, 18일 오후 3시에 공식 가동식을 가질 예정이다.
CBD 방식은 SW를 부품처럼 조립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전산시스템 구축 방법론이다.
과거 1990년대 중반 메인프레임이 분산형 클라이언트서버 방식으로 전환될 때처럼 IT 철학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인 셈이다.
CBD 방법론 이전에는 집중 방식으로 중앙에서 일괄 개발하는 방식이 사용됐다.
이처럼 획기적인 전환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업계는 수출입은행의 전산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될지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수출입은행 이수제 전산정보실장은 "지난달 31일 개발을 끝내고, 이 달 1일 가동하기 시작했는데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1일이 가결산 날이었는데, 수치상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며, 관계 기관과 연결된 외부 망과도 아무런 문제없이 정확하게 소통됐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특히 "가동 이후 보름간 현업 사용자로부터 10여 건의 요구사항이 있었지만 대부분 새 시스템에 익숙치 않아 물어온 것"이라며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구축되고 정상적인 보완단계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번에 수출입은행이 개발한 차세대 뱅킹 시스템은 총 3천여 개의 컴포넌트로 구성됐다.
컴포넌트는 일종의 SW 부품이라고 보면 된다.
필요에 따라 끼고 뺄 수 있는 셈이다.
따라서 시스템이 유연하다는 게 장점이다.
수출입은행 차세대 시스템은 투이컨설팅(대표 김인현)이 정보전략계획(ISP)과 감리를 맡았으며, 구축업무는 SK C&C가 했다.
◆CBD 개발 방법의 장점 김인현 투이컨설팅 사장은 "컴포넌트 기반 개발(CBD) 방법은 웹의 철학을 가장 잘 반영하는 전산시스템 구축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최근 웹 기반의 전산시스템을 선호하고 있다.
내부 여러 시스템을 통합하기 쉽고, 인터넷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서도 웹 기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웹 기반의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가장 적절한 이론적 방법론이 바로 CBD라는 설명인 것이다.
각각의 SW를 하드웨어 부품처럼 사용하기 때문에 웹을 변환할 때 신속히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기업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피드 경영과 타임 투 마켓(Time to Market)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CBD를 선호하게 되는 이유다.
기업은 새로운 상품을 경쟁 기업보다 먼저 내놓는 게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이때 IT 시스템이 이를 신속히 지원해야 한다.
CBD는 과거의 시스템과 달리 신규 상품에 대한 단위 시스템을 만든 뒤 부품처럼 전체 시스템이 손쉽게 끼워 넣기 때문에 신상품 출시 준비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특히 은행 등 금융권의 경우 누가 먼저 새로운 상품을 내놓느냐가 경쟁력의 관건이고, 반드시 IT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수출입은행 시스템의 영향 CBD 방법론은 이러한 이론적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수출입은행의 차세대 뱅킹 시스템처럼 대규모 사업에서 시도되거나 성공한 사례가 없고, 기존 시스템에 비해 불안하다는 인식 때문에 확산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수출입은행의 이번 시스템은 CBD 방식의 전산시스템도 충분히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선례를 보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또 CBD 방식을 채택하려다, 안정성 등을 이유로 머뭇거리고 있는 국민은행 등 다른 기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결국 이 시스템이 CBD 방식 확산에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수출입은행의 경우 업무는 복잡하지만 트래픽이 적다는 점에서 성능 평가는 유보적이다.
수출입은행보다 훨씬 트래픽이 많은 대형 은행에 적용했을 때도 성공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이러한 불신을 지우기 위해서는 하루 평균 100만 트래픽 가량의 대규모 시스템에 적용되는 사례가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