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은 새 것일수록 좋고, 친구는 오래될수록 좋다고들 말한다. 그럼 음악은 어떤가. 요즘 음반 시장을 보면 음악은 후자 쪽인 듯하다. 너 무 빨리 품절되는 바람에 팬들의 아쉬워했던 음반들이 재발매되고 있 으며, 그것들이 판매 차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다. 3월 마지막 주 튜브뮤직 가요 판매 순위 10 위 안에 이상은의 앨범이 3개나 들어가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 상은이 언제 새 앨범을 그렇게 많이 냈냐고? 그녀가 최근 발매한 것 은 11집 ‘신비체험’뿐이다. 순위에 올라 있는 다른 앨범은 수년 전 에 발매된 후 그동안 품절이어서 구할 수 없었던 6집과 7집이다. CD 를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던 음악 팬들이 반가운 마음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이상은 앨범의 유통을 맡고 있는 티 엔터테인먼트(T-Entertainment) 는 지난 3월에 이승환의 ‘His Ballad Ⅱ’가 나오는 시기와 맞춰 19 97년에 발매됐던 ‘His Ballad Ⅰ’을 리패키지 해서 선보인 바 있다 . 그 앨범 역시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상태다.
마케팅팀의 최정문 씨는 “요즘 워낙 음반시장이 안 좋아서 눈에 띄 는 판매량을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반응이 좋은 편이다. 예전 앨범을 재발매하는 것은 새 앨범과 함께 판매해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의도 일 것이다. 하지만 이미 새로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턱대고 아무 음반을 내놓을 수는 없다. 폭발적인 판매보다는 장기적 안목에서 꾸 준히 팔릴 수 있는 것을 선별해서 발매한다”라고 말했다. 티 엔터테 인먼트 측은 그동안 다른 음반사에서 발매됐던 이승환의 예전 앨범 대부분을 차례대로 재발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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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앨범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해체한 지 30년이 넘었어도 그 음 악은 변함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전설’ 비틀스. EMI는 최근 비틀스의 4장짜리 DVD ‘앤솔로지 박스 세트’의 발매에 맞춰 그들의 앨범 10여종을 재발매했다. 그동안 라이선스보다는 수입 에 의존해 내놓아서 보유 수량이 일정치 않았던 것을 보완한 것이다.
EMI 팝 마케팅 담당자 김동기씨는 “비틀스의 앨범은 소위 ‘팔리는 아이템’이다. 꾸준한 인기를 얻기 때문에 발매하는 데 크게 부담은 없었다. 기본 수량은 거뜬히 판매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이렇게 재발매 앨범이 늘어나는 것은 결국 ‘음반 시장의 불황 ’ 때문이다. 예전엔 ‘앨범 대박’을 보장하던 최고 인기 가수의 앨 범도 요즘에는 성공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러니 음반사 측에 서는 일단 한 번의 성공을 거뒀던 노래를 다시 내놓아 ‘안전한 장사 ’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재발매되는 앨범은 10대들보다는 구매력이 높은 20대 이상을 겨냥한 것들이 많다. 그들로서는 구하고 싶던 음반이 없어 MP3로 근근히 듣 고 있다가 정식 앨범이 나온다니 반가운 마음에 구매를 하게 되고, 이에 판매가 탄력을 받게 되는 것이다.
좋은 음악을 오랫동안 옆에 두고 들을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 은 좋다. 하지만 7~8년 전 발표했던 앨범이 판매 순위 베스트 10 안 에 들었다는 사실은 어딘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생기게 한다. 그만 큼 지금 들을만한 음악이 없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남녀 노소 상관없이 그들의 마음에 감동과 위안을 주며,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신선한 노래를 원한다. 수십 년 후 ‘2003년을 빛낸 음악’을 꼽을 때,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대답할 수 있는 노래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마냥 거꾸로 흐르는 것은 역사가 될 수 없다.
저도 최신곡 많이 듣지만 때로는 한 2~3년 정도 지난 노래가 그렇게 좋을수 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