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 극복하고 대한해협 건넌 민종 사랑.'
가수 겸 배우 김민종에 대한 해외 팬들의 열렬한 지지는 이미 유명한 이야기. 그런데 남편을 암으로 잃고 자신도 뇌종양 진단을 받은 일본의 중년 여성 팬이 김민종의 노래를 들으며 죽음의 고비를 넘겼다는 훈훈한 미담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 예순살의 일본 여성 다카와 하루코씨. 다카와씨가 김민종의 팬이 된 것은 3년 전 간암으로 남편을 잃고 막내아들을 장가 보낸 직후였다. TV를 통해 본 드라마가 계기가 됐고, 그후 김민종의 음반을 모두 사 모으고 기존 드라마와 영화를 찾아보는 열혈 마니아가 됐다. 다카와씨는 "이 나이에 아직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남아 있다는 것이 너무 기쁘고 한편으로는 부끄러웠다"는 말로 애틋한 심정을 표현하곤 했다.
그런데 지난 여름 교통사고를 당한 다카와씨는 후유증으로 진료를 받던 중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수술이 가능한 상태였다. 지난해 12월 수술을 받은 다카와씨는 머리를 깎은 모습을 보이기 싫다며 가까운 친구들의 문병까지 막았다.
4개 국어로 서비스되는 김민종 팬페이지 '민종닷컴' 운영자가 일본으로부터 "김민종 노래 가사를 일본어로 번역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것이 바로 그즈음. 운영자 황미현씨는 교포 친구들을 동원해 번역을 한 후 노래 가사를 보냈다. 어렵게 부탁을 했던 이는 사경을 헤매는 시어머니에 대한 마지막 위로라는 생각에서 한국으로 연락을 취한 다카와씨의 며느리였다.
지난 1월 병세의 호전 소식을 접한 일본 내 김민종 팬클럽 '대한민종' 회원들은 오랜만에 다카와씨의 집을 방문했다. 그들의 손에 들린 선물은 김민종이 드라마스페셜 부문 연기상을 받은 SBS연기대상 시상식 녹화테이프. 아무리 초인종을 눌러도 기척이 없어 회원들은 뒤쪽으로 가서 창문을 두드렸다. 다카와씨는 김민종의 노래를 크게 털어놓고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당시 다카와씨는 친구들에게 "병원 입원 중에도 민종씨의 노래를 매일 들었고, 며느리가 적어준 일본어 노래 가사를 따라 부르면서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팬클럽 운영자 황씨는 병상에 누운 다카와씨를 위해 김민종의 사인을 대신 받아 전달키도 했다. 친한 친구들까지 오지 못하게 한 암수술 환자의 병실을 지킨 것은 오직 김민종뿐이었던 것이다.
아직 다카와씨는 완쾌된 상태가 아니다. 하지만 다음달 반드시 한국을 방문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오는 5월1일 개봉되는 김민종의 새 영화 만은 꼭 '김민종의 나라'에서 보고 싶기 때문. 그때까지 비행기 여행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상태를 만들기 위해 요즘 몸 관리에 더욱 신경쓰고 있다.
뒤늦게 사연을 전해 들은 김민종은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뭉클하다"고 어렵게 입을 열었다. 또한 "그렇게 연세가 많은 분이 나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놀랍고, 무엇보다 내 노래로 인해 건강이 좋아졌다니 오히려 감사하다"며 "직접 만나면 식사도 대접하고, 서울 구경도 시켜드리고 싶다"며 다카와씨의 빠른 쾌유를 빌었다.
김현우 기자 dionysos@h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