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 게임 한판에 10,000원?’
판돈 10,000원이 걸린 ‘고액’ 포커판이 인터넷에서 아무 규제 없이 일어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불법으로 해외에 개설된 카지노 도박 사이트 얘기가 아니다. 직장인,대학생을 막론하고 누구라도 한번쯤 즐겨본 흔한 국내 유력 보드게임 사이트에서 일상적인 일처럼 벌어진다.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D,국내 최대 채팅사이트 S,유명 게임포털사이트 N 등에서는 이런 고액 포커판이 매일 공공연히 벌어진다.
현금 포커판이 벌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공짜로 게임을 서비스하던 이들 업체가 수익모델로 아이템을 판매하면서 교묘하게 ‘사이버머니 충전’도 아이템인 것처럼 등장시켰기 때문이다. 아이템으로 가장해 현금과 사이버머니를 교환해주는 것이다. 또 획득한 사이버머니는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서 일정 비율로 현금으로 다시 교환된다. 결국 인터넷 포커판은 만원이 더 큰 단위의 돈으로 바뀔 뿐 현금 포커판과 동일하다.
N사이트의 경우 현금 2,000원에 1억원의 포커머니를 지급하는 ‘급속충전 아이템’을 판매하며,1,000억원당 현금 3만원의 거래가 이뤄진다. S사이트가 판매하는 ‘119아이템’은 현금 1,400원에 7,000만원의 포커머니를 지급하며,100억원이 현금 1만5,000원에 거래된다.
D사이트의 J 포커게임에서 ‘황금클로버’(1만원)를 구매하면 포커머니 30억원이 지급된다. 레벨3 채널에서 5명이 5구까지 레이스할 경우 1인당 거는 돈만 8억원,최대 40억원이 오간다. 현금으로 약 1만원 이상의 고액 포커판이 순식간에 벌어지는 셈이다.
인터넷 포커판은 더욱이 일정 수량의 돈이 눈앞에 보이지 않는 가상의 돈인데다,포커 한판에 시간도 걸리지 않고 24시간 계속할 수 있기 때문에 베팅금액이 순식간에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스릴 있는 고액 베팅에 맛들린 사람은 돈 버는 재미나 본전 생각에 헤어나오기도 힘들다.
이런 고액 포커판에 빠진 사람들은 주변의 친척이나 가족들의 명의까지 동원해 아이템을 수십 수백개씩 닥치는 대로 구입한다. 또 카드로 결제했다 막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사람도 생겨나고 있으며,몇몇 여성은 채팅사이트를 전전하며 몸까지 팔아 돈을 구걸하고 있는 지경이다.
교묘하게 도박판을 벌이는 게임사이트들도 문제지만,상황을 감시·감독하는 영상물등급위(영등위)는 아무 조치도 없다. ‘18세 이상 사용가’란 성인등급만 부여해놓고 사후관리는 ‘나몰라’란 식이다.
게임 이용등급을 결정하는 영등위 위원의 자질도 의심스럽다. 영등위의 ‘등급분류 기준안’에 따르면 사이버머니의 현금 충전은 사용불가 등급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한 영등위원은 “따져봐야겠지만,환금성이 있다고 판단될 때,즉 현금 50원이 사이버머니 50∼500원의 작은 비율로 교환돼야 사용불가 등급으로 매길 수 있다”는 황당한 답변을 했다.
/전형철 hoogoon@sport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