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광통신망이 거미줄처럼 깔린 미래형 사이버 도시를 만드는 프로젝트를추진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광대역 광가입자망 구축 사업 또는에프티티에이치(Fiber To The Home) 사업으로 불린다.
광통신망이 연결하는 영역을건물 밖 분기점에서 가정 안 단자판까지 확대한다는 것이다.
시의 구상은 2004~2006년 3년 동안 1000억~1500억원을 들여 도시 곳곳에모세혈관망과 말초신경망처럼 촘촘하게 광섬유 통신망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광주시의 인구는 140만명, 44만가구에 이른다.
44만가구 가운데 36만가구 이상이초고속 통신망 가입자이다.
통신망의 길이는 3000㎞ 가량이고 이 가운데 2000㎞는구리선, 1000㎞는 광섬유로 짜여졌다.
간선망은 광섬유, 단말인 가입자망은구리선인 셈이다.
이 통신망 전체를 대용량 초고속인 광섬유로 구성하면 소재가 구리인 탓에빚어지는 선로 장애와 속도 저하 등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
통신망의속도가 8Mbps(ADSL)~50Mbps(VDSL)에서 100Mbps~10Gbps로 향상되는 것이다.
시는 이사업을 통해 광주에서 생산한 케이블·증폭기·분광기 따위 광관련 부품·소자의소비를 촉진하고 판로를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도시 전체에정보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도시와 다른 국가로 진출할 수있다는 일석삼조의 효과도 예상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가정에서 일어나는 변화도 엄청나다.
우선 방송과 통신이 하나로통합된다.
컴퓨터 텔레비전 전화기 등의 기능이 한 매체로 모아지는 명실상부한멀티미디어 시대가 열린다.
동영상을 양방향으로 송수신할 수 있어 원격진료·수업·거래·회의 등이 자유롭게 이뤄진다.
콘텐츠 공급이 다양하게이뤄지면 기호에 맞는 영화나 음악을 고품질로 즐길 수 있다.
시 관계자는 광주지역이 광통신망에 유리한 조건들로 △실험공간으로 적당한인구와 시장 △가동중인 64개 광통신 부품·소재업체 △밀집한 공공연구기관과전문교육기관 △다양하고 대중적인 문화콘텐츠 등을 들었다.
이런 조건들 때문에 연구단계인 기술과 개발단계인 제품을실용화·상용화·표준화하는 실험공간으로 적격이라는 설명이다.
도시 전체를광통신망으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기술실험과 문제해결을 거듭해 안정적으로통신망을 구축하면 자연스럽게 수요창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소득증대와고용촉진을 위한 통신 서비스·시스템 관리·콘텐츠 제공 분야의 국내외 투자를유치하기도 쉬워진다.
그러나 투자재원 확보가 사업성패의 최대 관건이다.
통신망을 구축하는 데들어가는 투자비를 여태껏 사업자가 내왔던 만큼 산업자원부나 정보통신부를설득해 공공재원을 끌어오는 절차는 만만치 않아 보인다.
시는 이달 안에사업계획을 성안해 내년도부터 정부 예산에 반영하고 투자비는사업자·가입자로부터 나눠 회수한다는 계산이다.
시쪽은 “광통신망 구축은 디지털 정보를 유통시킬 고속도로를 건설하는사업”이라며 “이를 통해 침체한 정보산업의 활로를 찾고 다가오는정보산업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통신업계 일각에서는 ‘시기가 너무 이르다’거나 ‘지나치게낙관적’이라며 현실성이 떨어지는 장밋빛 청사진으로 낮춰보는 시각도 있다.
제한적인 영역인 대학과 건물에서 시도했던 광통신망 구축사업을 인구 140만의광역시로 확대하는 데 따른 비용·기술·시간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